중국 정부가 약 50억 달러 상당의 기금을 조성해 마이크로칩 산업 지원에 나선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이같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가 투자한 이 기금은 마이크로칩 생산 및 설계, 실험시설 확충에 주로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또 기업들의 '몸집 불리기'를 위한 인수·합병(M&A)도 지원하게 된다.

이번 발표는 공업정보화부 마샹후이(馬向暉) 재무사(司·국) 부사장이 마이크로 칩 산업 지원을 위해 약 1천억 위안(163억 달러) 규모의 국가 차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지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중국 정부가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섬에 따라 관련 업계를 선도하는 외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산업협의회의 지미 굿리치 이사는 "중국 정부가 조성한 새로운 자금은 중국 기업들을 시장에서 지원해 특혜를 주는 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퀄컴과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다.

굿리치 이사는 "이같은 산업 정책은 종종 성공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시장을 왜곡시킨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반도체 기술력은 세계 수준에 이르지 못해 주로 수입에 의존해 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요는 1천16억 달러에 달했다.

이같은 기술 격차는 마카이(馬凱) 부총리가 안보 문제까지 거론하며 중국 업체들에 더 노력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할 정도로 정부 차원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이전 우려 등을 이유로 중국에 최첨단 생산시설 건설을 꺼리는 경향이 강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최근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