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모두 각하 또는 기각되면서 이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는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지난 8월 '주호영 비대위'를 상대로 제기한 첫 가처분에서 이겼던 이 전 대표는 '정진석 비대위'까지 제동을 거는 데는 실패하면서 향후 대응 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6일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이번 가처분 다툼에서 완패하면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전 대표는 법원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의기 있는 훌륭한 변호사들과 법리를 가지고 외롭게 그들과 다퉜고, 앞으로 더 외롭고 고독하게 제 길을 가겠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하면서 당을 상대로 한 법정 다툼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전 대표가 앞서 제기한 각각의 가처분에 대한 본안 소송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당 윤리위원회에서 추가 징계가 나오면 이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이 전 대표는 이날 이보다 무거운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달 19일 페이스북에 "가처분은 불합리한 여러 가지 일에 대한 방어적 행위"라며 "가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들을 (당이) 하지 않으면 된다"고 적은 바 있다.

다만, 정진석 비대위가 법적 정당성을 인정받으면서 당이 안정화 수순을 밟는 상황에서 법정 다툼으로 일관하다 또 패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더 이상의 정치적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 전 대표가 이제는 섣불리 가처분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 및 무고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까지 변수로 남아있다.

이 전 대표의 '더 외롭고 고독한' 다툼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가 당으로 복귀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지금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만 사는 것 같다"며 "연이은 소송전으로 당과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했다.

이런 만큼,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다시 나올 걸로 보인다.

그는 지난 8월 페이스북, 지난달 초 대구 기자회견 등을 통해 신당 창당에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법원 결정으로 보수진영 내에서 고립이 더욱 심화한 이 전 대표로서는 '신당 창당'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21일 발표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이 전 대표가 재징계를 받아 출당해 신당을 창당하면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35.9%가 지지 의사를 보였다.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행보에 반감을 지닌 당내 친이준석계 인사들과 탈당해 제3지대를 형성하지 않겠느냐는 '설'도 흘러 다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