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통신업체 보다폰에 페이스북 가입자에 대한 데이터 통신 요금 특혜를 요구했다가 거절 당하면서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보다폰 최고경영자 비토리오 콜라오는 최근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가 일부 신흥시장에서 자사 콘텐츠에 접속하는 고객에겐 데이터 플랜 계산에서 제외하는 '제로 요금'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콜라오는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샌드버그의 요구를 거부했다.

콜라오는 "내가 네트워크 설비를 공짜로 제공해야 할 이유는 없다. (페이스북의 요구는)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1일 전했다.

콜라오는 "세계의 모든 콘텐츠 제공회사는 이동통신 회사들이 자사 콘텐츠를 고객의 데이터 플랜에서 제외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에게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미국과 서유럽에서 보급률이 상당히 높아진 만큼 신흥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페이스북은 신흥시장 고객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때 비용에 상당히 신경 쓴다는 점 때문에 보다폰에 이런 요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보다폰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임에 따라 페이스북은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이미 일부 신흥시장에서 6개월의 판촉기간 등에 앱과 모바일 사이트에 무료로 접속할 수 있도록 통신회사와 합의했다.

통신회사 역시 이런 판촉행사가 미래의 데이터 통신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콜라오는 페이스북의 요구를 거절했지만 선불 데이터나 스폰서제를 통해 고객의 월간 데이터 플랜에서 제외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합의할 수 있다며 협상의 길을 열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