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일 전당대회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엄청난 데미지를 입을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다.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4인의 당 대표 후보가 그동안 ‘적과의 동침’ 속에서 서로 헐뜯고 비방하며 심지어 고발까지 난무하는 사이에 민심은 점점 멀어져가는 분위기다.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본 여당의 당대표 경합은 막장드라마 그 자체였다는 평가다.

이번 투표율이 55.1%로 지도부 선거사상 역대최고를 기록한 것을 보면, 4인의 후보들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4인의 과열 선거경쟁은 당대표 자리를 놓고 상호 넘지 말아야 할 극한의 선까지 넘는 우를 범했다.

그러다보니 전대 결과에 관계없이 4인의 파벌 싸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내홍을 자초한 셈이다.

더욱이 대통령실 행정관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김기현 후보를 지지했다는 ‘대통령실 당무개입 의혹’이 불거져 이를 고발로 이어지는 진흙탕(?) 충돌로 감정싸움으로까지 파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민심은 싸늘하다.

야당과 대립할 때는 순하다 못해 ‘김빠진 맥주’마냥 무덤덤하던 이들이, 당내 계파 간 싸움에는 혈투를 벌이는 ‘장님 제 닭잡기’라는 점에서 아이러니다.

결국 여당은 야당과의 입법투쟁 보다는 당권싸움에만 혈안이 돼 민심을 바로 쳐다보자 못하는 우를 범한 셈이다.

국민 여론은 최근까지도 여당 내 윤핵관(윤석열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의 권력의 근원지가 용산 대통령실과 맞물려 있다는 정도는 익히 알고 있다.

그 윤핵관의 입김이 작용한 이가 4인의 후보 중에 있다는 것도 모르는 이가 없다. 

그래서 그 후보가 당대표 되면 탈락한 의원들이 과연 진정으로 승자를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당 내부에 더 큰 적(?)으로 내홍이 짙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자칫 이들이 분당해 ‘헤쳐모여’ 새로운 당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이런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내년 총선은 악재가 우려된다.

이번 전대를 바라보고 있는 당 안팎의 여론은 공정한 잣대의 아닌, 계파 간 정치권력의 욕심이 빚은 판도라상자였다는 점이다.

여당은 이번 전대를 통한 4인 후보 경합으로 컨벤션효과를 거둘 것 이라는 기대는커녕 오히려 국민들에게 비호감만 커지게 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