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대표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든 안철수 의원의 정치행보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번 전대에서 낙마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정치적 입지가 나약했다는 게 정치권의 한 목소리다.

특히 당내 ‘친윤’도 ‘비윤’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안 의원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다는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는 결국 정치적 입지가 미약하다는 결론이다. 더욱이 그를 지원하는 계파가 없거나 조언하는 장자방이 없다는 점에서 정치행보가 순탄치 않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정치는 조직과 인맥형성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안 의원이 안정된 입법 활동을 하려면 자신의 주변부터 강화하는 ‘인맥다지기’부터 점검해 봐야한다는 것이다.

과거 대선에 나온 이력하나로 달랑 버티면서 계파정치에 물든 기존 정치권에서 살아남으려하는 것이 무리수다.

사실 ‘안철수 신드롬’은 깨진지 이미 오래다. 정치생명만 이어 가겠다며 숨만 붙어 있으려는 모습에는 민심이 떠나는 법이다. 과거 3김 때 ‘세월이 약’이던 시절은 호랑이 담배피던 때다. 정치권에 오래 눌러붙어 있는다고 기회가 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윤핵관' 비판과 '윤안연대 언급'으로 전대를 노크한 것 자체가 계산착오다. '적과의 동침'도 가능한 게 정치다.

정치는 정당주의다. 정당 원조세력에 끼지 못하는 것 자체가 뒤처지는 모습이다.

정의당이 한 때 민주당 제2소대(?) 라는 폄하의 비난에도 굳세게 견뎌온 이유는 중소정당의 당위성이다. ‘썩어도 준치’라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안 의원과 다른 점이다.

안 의원이 외도를 하지 않고 묵묵히 ‘안철수 당’을 유지해왔다면 오히려 국내정치에 한 기반을 차지했을지 모른다. 유행가사 마냥 "종로로 갈까 명동으로 갈까 차라리 청량리로 갈까"하다 보면 정체성이 논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전대 후 벌써 안 의원과 이 전 대표가 정치적 연대를 모색할 것이란 썰(?)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 의원이 가야할 길은 둘 중에 하나다. 김기현 체제의 친윤계로 스며들던지, 아니면 정치생명을 건 마지막 독자노선을 가던지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다.

과거 민주계 DJ의 ‘꾀주머니’ 강봉균 의원(3선)이 작고 전에 안철수 캠프로 찾아갔다가 다시 나와서 한 말 중 기억나는 말이 있다. “사람은 좋은데 결단력이 부족하다”는충고다.

강 장관은 안 의원이 다소곳한 연구원으로서는 최고이지만 정치인으로는 안 맞는다며 “주변인물, 정치적 판단력, 배짱 3대 요소가 미약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는 안 의원이 뒤돌아다 봐야 할 과제다. 민주계 싱크탱크였던 강 의원의 말 속엔 안철수의 미래가 담겨져 있었다는 점에서 새삼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