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이 경제협력을 내걸고 외유를 나설 때 해당지역 외교관을 관광이나 쇼핑가이드로 부려 먹어 지탄.

지난해 동남아의 공관에 근무했던 외교부 한 서기관은 의원들은 경제협력을 내걸고 방문했지만 산업·문화시설 시찰은 하지 않고 일정을 관광과 쇼핑으로 채웠다고 토로.

그는 이어 한 의원이 시내에 있는 명품점에 데려가 달라고 했지만 가 본 적이 없어 모르겠다고 했더니 현지에 오래 있으면서 "그런 것도 못 찾느냐"며 되레 호통을 쳐서 황당했다고.

18대 의원을 지낸 한 의원이 미주지역을 방문했을 때는 그 의원이 법사위원도 아니면서 법조인 가족이란 이유를 들어 “사법외교를 해야겠다”며 열흘 일정 내내 공관 차량을 자가용처럼 타고 다녀 물의.

다른 한 의원은 급한일이라며 불러서 갔더니 미니바 사용료 문제로 호텔 직원과 언쟁을 벌이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고 통역을 해 달라며 영사 서비스에도 들지 않는 일을 시켜서 허탈했다고.

해외 공관에 근무한 외교관이라면 누구나 한 두번쯤은 이런 일들을 겪는다는 게 재외공관 직원들의 한결같은 얘기.

의원외교차 현지를 찾는 국회의원 방문단을 맞이하는 것은 공관의 업무 중 하나.

하지만 의원외교를 빙자한 외유성 해외출장에도 외교관과 관용차를 맘대로 부린다면 "국익을 훼손하고 혈세를 낭비하는 추태"라는게 공관관계자들의 한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