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애드리브' 섞어 43분 영어연설을 했다.

"BTS가 저보다 백악관을 먼저 갔지만, 여기 미 의회에는 다행스럽게도 제가 먼저 왔다"고 말해 장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는 것은 그 만큼 여유(?)가 있었다는 평가다. 사전 배포된 연설문에 없던 일종의 '애드리브'였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탑건·어벤져스와 같은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 사랑을 받았다"며 "저 또한 탑건 매버릭과 미션 임파서블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한 것은 한미 국민 모두가 공감적인 문화콘텐츠에 다가서고 있다는 것으로 ‘K 콘텐츠’ 의 도약을 살짝 비춘 자신감이었다.

역대 대통령 중 정치적인 과거 이력이 없는 윤 대통령이었기에, 미국 의회가 바라보는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시선은 이날 43분간 진행된 연설 도중에 기립박수 23번을 포함해 총 56번의 박수가 나왔다는 것은 대단한 성공작이다.

일단 미국의회 첫선은 성공적으로 끝낸 셈이다. 이는 향후 한미동맹에 있어서 더욱 견고하고 밀착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믿음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영 김·앤디 김·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미셸 박 스틸 의원을 향해 "세대를 이어온 한미 동맹의 증인"이라는 재치에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 낸 것도 화룡점정(畫龍點睛)이었다.

더욱이 "민주당·공화당 각 두 분씩"이라고 던진 조크는 미국 의회를 대하는 윤 대통령의 여유로운 대화가 맛깔나게(?) 하는 과거 역대 대통령보다 미국식 의회를 대하는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일부 의원들의 요청으로 기념촬영을 내내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선 윤대통령의 모습은, 벌써 우군(?)을 만들었다는 평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미 의회 연설에서 많이 상기되고 위축돼 당황할 것이란 당초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는 70년 한미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