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 국내 상장 중견기업 4곳 중 1곳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항공사와 여행·레저 관련 업체의 실적 성장이 두드러진 반면 제약·바이오 업체의 수익성은 악화하는 등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 중견기업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713곳의 작년과 올해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181곳(25.4%)은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적자 기업 수는 지난해 1분기 144곳(20.2%)과 비교해 37곳 늘었다.

이는 대기업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1분기 실적 확인이 가능한 309곳을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영업적자 기업은 33곳(10.7%)이었다. 지난해에도 24곳(7.8%)에 그쳤다.

조사 대상 중견기업 713곳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6천26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8천111억원) 대비 3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조8천84억원으로 전년 동기(60조4천583억원) 대비 0.6% 증가해 사실상 제자리 걸음했다.

중견기업 713곳 중 145곳(20.3%)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하거나 적자 폭이 커졌다. 반면 흑자 전환한 기업은 64곳(9.0%)에 그쳤다.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적자 규모가 가장 큰 중견기업은 게임업체 위메이드(-468억원·적자전환)였다. 이어 위니아(-351억원), 롯데관광개발(-334억원), 네패스(-290억원) 순으로 적자 폭이 컸다.

특히 엔데믹으로 정부의 방역 정책이 사실상 해제됨에 따라 관련 기업의 등락이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중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액이 가장 큰 기업은 티웨이항공이었다. 티웨이항공은 영업이익 82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영업손실 390억원) 대비 1천214억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

파라다이스(446억원↑)와 휴스틸(417억원↑), 하나투어(353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304억원↑), 다원시스(292억원↑) 등의 순으로 영업이익 증가 폭이 컸다.

반면 코로나 수혜로 급성장했던 진단키트 업체 씨젠은 조사 대상 중 가장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다. 씨젠은 1년 새 영업이익이 2천135억원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밖에 후성(698억원↓), 인탑스(628억원↓), 위메이드(521억원↓), 아난티(399억원↓) 등의 감소 폭이 컸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402곳(56.4%)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311곳, 43.6%)보다 많았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이 2천818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보다 6천403억원(69.4%) 감소했다.

제약·바이오(2천739억원↓), 석유화학(2천87억원↓), 생활용품(1천564억원↓), 철강·금속·비금속(1천39억원↓)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코로나 팬데믹 종식으로 제약·바이오의 수익성이 감소했으며, 환율 변동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제조업종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반면 자동차·부품 업종은 2천8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보다 1천842억원(174.3%) 증가해 영업이익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자동차·부품을 비롯해 운송(1천259억원↑), 조선·기계·설비(84억원↑), 의료기기(67억원↑) 등 4개 업종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