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금융계에서는 유출된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된 사실이 경찰 수사로 처음 확인되자 "우려했던 사태가 결국 터졌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경찰이 지난해 말 한국씨티은행 대출 담당 직원 박모(38)씨가 빼낸 고객정보 등을 전화 대출 사기에 활용한 일당을 적발했지만, 이들이 이 정보를 입수한 경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추가 범죄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

경찰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이모(43ㆍ구속)씨 등 일당 9명은 씨티은행 대출고객 정보를 이용해 피해자 10명으로부터 3744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혀.

이씨는 경기 일산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텔레마케터 등 직원을 고용해 지인과 중국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7000여건의 개인정보를 끌어 모아 범행을 계획했다고.

불법 수집한 정보에는 씨티은행에서 유출된 대출정보 1972건이 포함돼

조사 결과 이씨 일당은 고금리 대출실적이 있는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 이자와 원금을 상환해 줘 고맙다"며 "제2금융권 거래실적이 있으면 은행에서 운영하는 서민지원센터에서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줄 수 있다"고 속여.

이들은 피해자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을 대포통장으로 입금 받은 뒤 연락을 끊어.

씨티은행은 범행에 이용된 개인정보가 박씨가 유출한 고객정보 1만6000여건의 일부로 확인됐다고 밝혀.

특히 이번 대출 사기에는 박씨가 빼내 간 것으로 알려졌던 2011~2012년 대출기록뿐 아니라 2013년 대출기록도 포함됐다고.

개인정보 유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 씨티은행은 "추가 정보 역시 검찰에서 확인된 대출 정보 자료와 형식이 동일하다"며 "당시 검찰이 적발하지 못한 유출 정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

금융당국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와.

3사에서 유출된 1억여건의 개인정보도 당초 "2차 유출은 없다"던 금융당국의 공언과 달리 최근 8000여만건이 추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

금융계 관계자는 "워낙 방대한 자료가 유출돼 추가 범행이 얼마나 일어날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해명.

한 네티즌은 안이한 씨티은행의 대처를 보면서 과연 신뢰하고 돈을 맡길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비아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