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던 한국 ICT의 ‘대부’ 경상현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이하 ICT대연합) 회장을 만났다.

연로한 나이에도 말 하나하나에 힘과 무게가 있었고 곧은 ‘선비정신’으로 ICT와 창조경제가 어떻게 발전해야 되는지 고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왜 경 회장이 대한민국 ICT의 산증인이고, 왜 아직도 ICT대연합을 이끌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와 만나 ICT대연합의 설립취지와 ICT발전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 회장은 시청앞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합동분향소에 다녀왔다며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를 메고 있었다)

▲ 사진=이용국 기자 yklee1@a-news.co.kr

-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의 설립취지와 활동방향에 대해 말한다면?

▲정보·방송·통신분야 각 분야별로 많은 수의 단체가 존재한다. 이를 정부부처로 여러 갈래로 분담해서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전체적인 ICT역량이 바람직하게 모여지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ICT단체의 역량을 모아내고 교류를 증진하는 매개역할을 수행하고 ICT라는 전체분야에서 요구하는 방향설정을 모아내서 이를 대변하는 중심단체가 있으면 좋겠다는 논의가 오갔다.

관련된 단체를 운영하고 계신 분들, ICT분야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이 동감을 보내왔다. 때마침 정부인사 분들과도 공감대를 이뤄 지난해 10월 하순에 ICT대연합이 설립됐다.

앞으로 해야될 일들도 이러한 설립취지에 맞춰 민간단체 및 미래창조과학부 유관한 단체들을 중심으로 밀접한 관계 속에 찾아가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2월에는 ICT발전을 위해 필요한 법률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안과 정보통신공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 등 ICT 관련 7개 법률의 제·개정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어떤 일을 어떻게 해 나갈지 내용을 정리하고 있는데 앞으로 다방면으로 취지에 맞는 역할을 찾아 나가 ICT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 1994년 정부차원에서 ICT부흥을 이끄는 정보통신부가 설립되고 초대장관을 역임했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면?

▲정보통신부 설립 이전에는 과학기술처에서 정보산업국을 만들어 정보산업에 대한 입법활동도 하고 인력개발도 진행됐다. 소프트웨어 산업도 과기처중심으로 전담부서가 마련됐다.

하지만 각계각층에서 날로 효용성이 확대되고 있는 정보통신 분야, 이를테면 정보서비스, 통신서비스, 정부 행정전산화 등이 다 연계성을 가지고 시너지효과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체신부는 우정사업과 우정전산화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정보통신분야가 세계적으로 발전하는 추세에 맞춰 학계 산업계 등에서 정보통신 전체를 주관하는 정부 부처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를 받아들어 정부차원에서 ICT진흥을 담당하는 주무부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도 충분히 취지를 이해해 1994년 12월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정보통신부가 출현하게 됐다.

명칭만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바뀐게 아니고 실질적으로 당시 산공부, 공보처, 내무부, 과기처에 있던 여러 기능을 정보통신부에 모았다.

내가 초대장관이어서 일을 이뤘다하면 자화자찬이지만(웃음), 여러 학계와 언론에서 상당히 기대이상으로 ICT분야가 발전하고, 다른 분야까지 자극을 받고 힘을 받아 IT강국, 인터넷강국에 이르는데 초석을 닦은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보통신부의 설립과 발전을)매우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ICT대연합도 정보통신부가 탄생하면서 이뤄졌던 성과를 민간부분에서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현 정부들어 창조경제와 호흡을 맞춰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ICT분야에서 보는 창조경제의 해법에 대해 말한다면?

▲창조경제에 관해 많은 분들이 여러 얘기를 하신다.
그중에 제 생각과 같은 견해로 보는 것이 국민들의 창조성에 대한 자극을 극대화해서 그것이 우리 국가사회에 발전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좀 추상적이지만 맞는 말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과 일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과학기술과 ICT라는 두 축이 창조경제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점에도 적극 동의한다.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것이라면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창조성의 발현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전제로 이것이 국민이 좀 더 행복하고 잘살고 만족시키는 삶을 영위하는 것과 연결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창조성에 대한 추구에서 끝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다리(창조성의 발현과 국민행복의 연결)를 어떻게 놓느냐가 중요하다.

국민의 창조성 발현을 극대화하자 하는 것 만해도 굉장히 어려운 산을 넘는 작업이다.

하지만 그것이(창조성발현)이 이뤄졌다고 해도 이를 통해 국민이 잘살고 행복하고 만족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또한 성공이라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학계 등 전문가들은 창조성의 발현을 어떻게 극대화하느냐에 만 치우치는 느낌도 없지 않다.

각계각층의 창조성의 발현과 함께 국민이 바라는 사회가 되도록 만드는 방법론까지 같이 도출돼야 한다.

따라서 어떻게 하는 것이 창조성의 발로에서 온 결과를 국민의 행복과 만족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가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나아가 이런 내용을 시스템화 돼야 한다.

창조성의 발로의 극대화 하는 시스템은 개인기업과 중소기업이 쉽고 자연스럽게 세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가 국민의 만족과 행복으로 이어지는 내용 또한 시스템화하는 그런 방법이 나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당장 해법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찾아가는 것이 창조경제를 주창하고 이끌어가는 정부와 관련된 분들이 해야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ICT대연합도 창조성 발현의 극대화와 함께 국민의 만족과 행복으로 이어지는 일에 공헌을 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기반으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잠시 생각한 뒤에) 일례로 경제민주화도 ICT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창조성의 극대화가 국민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ICT 관계자들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기가 많이 어려워 용기를 잃지 말고 열심히 해달라는 말을 하기도 다소 쑥스럽다.
그래도 굳이 당부의 말을 묻는다면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하나는 기업하는 분, 언론, 학계연구하는 분들이 ICT를 서비스업분야에 적극 활용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지금까지 해 온 분야이긴하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 지평을 넓혀 경쟁력을 높여달라는 뜻이다.

이전의 예를 들면, 장부를 기록하던 것을 전산화했다든지, 마트에서 현금교환을 바코드로 전산화했듯이 자체의 생각과 개념을 바꿀정도의 혁신적인 ICT서비스 제품을 만들어내고 세계시장을 리드할 때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ICT분야가 많은 시간을 소요하며 오늘날까지 발전해 왔는데 국내 뿐만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개인정보유출로 인해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어느 시점부터 정보보호기능이 축소되고 상실돼, 정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 이제는 도미노현상처럼 되어 버렸다. 정보유출로 인한 피해도 막대하고 사회적비용 또한 천문학적이다. 사회 곳곳의 안전대책이 중요하듯이 ICT의 경우 정보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고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된 데는 기업들이 정보보호에 대한 지출을 줄여 수익성을 제고하는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달리보면 정보보호분야의 발전이 그만큼 절실히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ICT업계가 정보보호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뤄내면 이는 국내 뿐만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는 새로운 신성장동력의 하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