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 쿠바와 외교관계 수립은 지난 20년 간 외교 숙원의 결실이다.

특히 쿠바와 북한은 상호 '사회주의 형제국'임을 자처해왔던 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는 입맛가시는(?) 일이다.

대한민국과 도저히 쿠바와의 외교채널이 소통할 것이라고는 볼 수 없었던 불가능한 일이 성사된 것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공로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그동안 나약했던 현 정부의 외교채널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보여 주는 호재다.

특히 미국 등 서방국가와 대립을 보인 쿠바와의 외교수립은, 특히 북한의 대남적화통일 등을 내세워  한국을 ‘제1의 적’으로 보겠다는 시점에서 나타난 깜짝발표다. 

북한이 자신들의 형제국가라고 자처하는 쿠바가 돌연 한국과 외교수립을 맺었다는 사실자체가 부담스럽게 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쿠바가 한국과의 외교수립에 호응적인 반응을 보인 것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즉 그 이유를 알고 있어서다.

한국의 경제력, 군사력 등을 감안하면 쿠바가 한국을 향해 손짓을 한 이유는 물을 필요가 없다.

북한에 비해 한국과의 외교수립을 통한 엄청난 반사이익이 있다는 것을 김 위원장도 진작부터 계산하고 있을 것이란 점이다.

그는 북한 엘리트층과 일부 주민들조차도 한국과 쿠바의 외교수립에 북한이 점차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할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한국과 쿠바의 외교수립은 자신들이 말로만 외치는 북한식 사회주의가 빈 껍데기라는 사실이 입증된 현실이다.

정부는 이번 쿠바와의 외교채널로 양국 모두 경제적 차원의 협력으로 새로운 틈새시장 창출에 기회로 보고 있다.

그동안 경제·통상·문화 등 단순한 민간 교류가 이어져 온 것에서 벗어나, 실제 양국의 경제협력을 통한 세계 무역시장의 차별화 등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소 이르지만 군사적 차원에서의 국방관련 사업도 전개할 수 있고, 특히 K팝 등 한류몰이로 쿠바 국민들과의 친숙한 문화교류로 인한 양국 간 호감을 높여가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쿠바와의 외교수립을 발표한 윤 정부의 행보 뒤엔 외교부 등 당정대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