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청원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이 6·4 지방선거 사령탑인 선거대책위원회의 사실상 수장을 맡았다.

15일 서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주관했다.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다.

지난해 10·30 재·보선에 당선, 7선으로 국회에 복귀한 후 반년 만에 당무 전면에 나선 셈이다.

이날 회의에선 황우여 전 대표가 물러나며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이완구 원내대표가 발언을 시작했지만, 5분여 만에 회의 주관을 부탁하며 서 의원이 자연스레 테이블 중심으로 이동했다.

이인제 황우여 김무성 최경환 이완구 한영실 등 나머지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이에 대해 특별한 이의 제기는 하지 않았다.

서 위원장은 이어진 비공개회의 내내 특유의 박력 있는 진행으로 보고와 의결을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선 이번 선대위 활동을 시작으로 '정중동'하던 서 위원장의 정치 행보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 위원장은 원내 복귀 이후 당 최대 주류 이면서도 마땅한 중심이 없는 친박의 구심 역할을 자임해 왔으며, 지금은 차기 전당대회의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비대위원장 체제인데 서 위원장이 굳이 무리해 선대위 책임을 맡는 것은 관례에서 벗어난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한 관계자는 "현재 당은 비대위 체계이고 그렇다면 관례상 당연히 비대위원장인 이완구 원내대표가 선대위 책임을 맡는 게 상식"이라며 "당의 법통을 벗어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실제 회의는 조용히 넘어갔지만 서 위원장이 자리를 맡기까지 물밑에서는 중진들 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흘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이뤄진 서 위원장과 황우여·최경환 의원의 회동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지만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도 황우여 대표가 김용준 당시 선대위원장에게 회의 주재를 부탁한 전례도 있다"며 "서 위원장이 최다선 중진이니 예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선대본부장을 맡는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도 혼선을 빚었다.

황우여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홍문종 사무총장도 함께 자리를 내놓아야 하지만, 지방선거 실무 준비 등을 위해 홍 사무총장이 유임 의지를 밝히며 내부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홍 사무총장이 후보등록 마감과 함께 16일 물러나고, 재선의 윤상현 의원이 자리를 이어받는 것으로 결정됐지만 당 일각에서는 개운하지 못한 출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원은 "사무총장 임명권자인 황 전 대표가 물러나면 함께 사퇴하는 게 당연한 관례"라며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누가 나서 정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중간에 혼선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