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 회장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IoT 표준을 정립하자고 제안했다.

11일 황 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2014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에서 '연결을 넘어 가치창조, 기가토피아'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황 회장은 통신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IoT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글로벌 표준 정립과 IoT 데이터를 공유하는 허브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며 통신사를 중심으로 이러한 작업을 추진하자고 말했다.

최근 이통업계 화두인 IoT는 사물이나 공간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삽입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다른 기기와 공유하면서 상호작용하도록 한 기술이나 서비스를 뜻한다. 밖에서 집안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이나 버스정류장의 버스 정보 알림판 등이 대표적인 IoT 도입 사례다.

업계서는 시장 포화에 직면한 이통업계에 IoT가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IoT 기술은 여러 산업에 적용돼 향후 10년간 19조달러의 경제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사물에 탑재되는 칩셋 규격부터 사물간 통신규약까지 난립한 규격을 통일하고 표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적인 표준이 수립되면 기업은 개발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은 더 쉽고 저렴하게 IoT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중장기적으로 사물에 부착된 센서 데이터를 연결,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 IoT 데이터 공유 허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디바이스 제조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서비스제공 사업자가 서로 데이터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각국 시스템별로 저장된 IoT 데이터를 검색, 활용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장터)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IoT가 적용돼도 센서나 기기에서 나온 정보들이 제각각 특정 목적으로만 쓰이고 다른 곳에선 활용할 수 없는 구조여서 데이터 공유를 통한 융합형 비즈니스 창출에 한계가 있었으나 이러한 마켓플레이스가 생기면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그러나 이러한 표준화 작업이 통신사업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글로벌 포럼'(IoT Eco Forum) 출범도 제안했다.

포럼은 공통된 비전과 표준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공유할 수 있는 IoT 분야 협력의 장인 셈이다.

황 회장은 "센서 기술의 발달, 스마트기기의 확대, 기가급 모바일 인터넷 확산,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등 혁신적인 기술 발전으로 더 스마트한 IoT 세상이 오고 있다"며 "ICT 기술을 보유한 통신사들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국내에서 KT가 추진 중인 '기가토피아' 전략도 소개했다.

KT는 기가 인프라를 기반으로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위에서 다양한 미래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가토피아 시대로의 도약을 회사의 지향점으로 삼고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황 회장은 지난달 국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 5대 미래 융합 서비스를 집중 육성해 통신과 이종산업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황 회장은 "기가토피아를 향한 도전은 KT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IoT 세상에서는 어느 누구도 혼자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면서 "상호 협력해 공동 번영을 위한 IoT 르네상스를 꽃피우자"고 말했다.

KT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국제 무대에 나선 황 회장은 이번 행사 기간 GSMA 주요 임원 및 해외 주요 통신사 최고경영자와 잇달아 만나 통신업계 미래를 논의하는 등 활발한 통신 외교를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