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하나로텔레콤(대표 조신)에 대한 개인정보 유용 및 법규 위반에 대한 심의 결과 개인정보 유용행위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을 적용,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신규가입자 모집정지 40일, 과징금 1억4800만원 및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방통위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이 고객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위탁업체에 제공하거나 고객정보를 목적과 다르게 텔레마케팅에 이용한 행위에 대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신규가입자 모집정지 40일을 ▲하나포스닷컴에 무단으로 고객을 가입시킨 행위에 대해 과징금 1억4800만원을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철회했음에도 불구, 이를 파기하지 않은 행위 등에 대해 과태료 3000만원을 결정했다.

또 방통위는 하나로텔레콤에 상기 위반행위들을 중지하고, 개인정보 수집·제공·위탁 등에 대해 일괄 동의를 받았던 것을 각 항목별로 각각 동의를 받도록 변경하도록 요청했다.

방통위 이용자네트워크 이기주 국장은 “이번 하나로텔레콤 결정은 전기통신사업법과 시행령에 의거한 것으로 과징금 1억4800만원은 전기통신 사업법 37조에 의거해 과징금을 산정한 것”이라며, “과태료는 법령에 의거 1000만원 기준을 위반 3건으로 보고 3000만원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방통위는 24일 '결국' 하나로텔레콤 제재수위를 정했다. 사진은 하나로텔레콤 주가동향.

◆초고속사업자 ‘나 떨고 있니?’=하나로텔레콤 제재와 더불어 방통위가 7월에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다른 사업자들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엔 비상이 걸렸다.

방통위가 개인정보관련 법령 준수 여부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를 할 경우, 그동안 이들 사업자들이 신규가입자 유치시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범용적인 동의를 구해 이를 각종 마케팅에 사용, 충분히 문제시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방통위가 7월중 텔레마케팅 영업과 관련된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예정아라고 밝혀 그동안 대리점 아닌 텔레마케팅 중심으로 가입자를 유치한 LG파워콤의 경우, 특히 향후 가입자 유치와 운영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KT-KTF '승부수'?=한편, 방통위에서 결정한 하나로텔레콤의 신규가입자 모집정지 40일은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이 다음달 초 출시할 예정이었던 ‘SK텔레콤-하나포스’ 결합상품에도 먹구름을 드리웠다.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통해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 IPTV 등의 상품을 확보 KT, LG텔레콤과 본격적인 결합상품 경쟁을 펼칠 계획이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경쟁사들보다 뒤처지게 됐다.

반면 KT(대표 남중수)는 ‘KT+KTF(쇼)’ 결합상품을 조만간 출시할 것으로 보여 7월 결합상품 시장에서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LG텔레콤도 LG파워콤과 손잡고 결합상품 시장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나로텔레콤의 영업정지 40일은 다음달 초고속인터넷사업자와 이동통신사업자의 시장 경쟁 구도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결합상품 독점' 우려에 대해 이기주 국장은 “하나로텔레콤의 영업정지 40일은 신규가입 모집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가입자에 대한 결합상품 판매 서비스는 가능하다"며 "독점은 아니다"고 답했다.

◆징계수준 '논란'=즉자적인 반발에도 불구, 결국 하나로텔레콤이 이번 제재를 수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당초 거론된 '3개월 영업정지 및 200억 이상의 과징금'에서 대폭 완화된 수준이기 때문.

이와 관련, 시민단체를 포함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하나로텔레콤 봐주기'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먼저 방통위 발표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이 개인정보를 제 3자에 유출한 것이 아니라 자회사인 하나포스에 유용한 것으로 봤다는 해석이다. 이는 기존 검찰에서 조사한 600만 고객 유출에 대한 부분을 인정하는 대신, 방통위 내부 조사결과에 기인한다는 것.

이에 이기주 국장은 “조사 대상과 기관의 차이가 있고, 사업과 행정 처분은 별개로 이뤄진다”며, “경찰에서 발표한 것이 아닌 몇 주간의 내부 조사와 검토를 의거해 내린 결론으로 검찰의 수사나 민사 행정과는 다르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기업을 조사할 수 있는 사법권이 없는 방통위의 하나로텔레콤에 대한 조사가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징계 수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방통위 결정에 대해 기업을 위한 적절한 조치라는 견해와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보다 강력한 규제와 처벌 기준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분분해 내달 방통위가 발표할 개인정보종합대책에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