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제4이동통신 사업자가 나올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그동안  5전6기로 도전한 KMI(한국모바일인터넷)에 대해 재정 능력 등이 부족하다며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KMI가 주주 구성을 통해 853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건전성을 높인 만큼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는 게 KMI측의 설명이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제4이통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을 구성,  이번 주 본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늦어도 이달 안이면 제4이동통신사업자 허가여부가 최종 결정난다.

앞서 KMI는 제4이통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시분할 롱텀에볼루션(LTE-TDD)을 기반으로 한 이통사업 허가를 미래부에 신청했으나, 지난 2월 27일 내부 사정으로 철회한 뒤 3월 20일 허가를 재신청했다.

LTE-TDD 방식으로 2.5㎓ 주파수 할당을 신청한 KMI가 기간통신사 허가 심사를 통과하면 제4이통 출범이 가능하다.

할당대상은 2575~2615㎒대역 40㎒폭이다. 미래부는 지난 5월 해당 주파수에 이용기간 4년 9개월, 최저경매가 2627억 원(와이브로 489억 원)을 책정했다.

KMI는 이번 본심사에서 안정적으로 기간통신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40점)과 재정능력(25점) 기술능력(25점) 이용자보호 계획의 적정성(10점) 등 각 항목에서 '100점 만점 기준 60점 이상'을 받아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1개 항목에서 60점 미만의 점수를 받게 되면 자동적으로 사업권 획득이 실패하게 된다.

이번에 미래부는 제4이통 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를 20명 이내에서 경제, 경영, 기술, 회계, 법률 등 각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심사위원 명단뿐 아니라 구성인원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중에 있다.

KMI는 그동안 주주 구성을 통해 853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했고 사업 허가 이후 1조5000억원의 추가 자금조달 계획도 투자협약을 모두 받았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장비회사들이 장비공급 방식의 벤더 파이낸싱을 통해서 6000억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총 2조9000억원 규모의 재원 방안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KMI 관계자는 "현물출자와 벤더 파이낸싱, 수천 억 원대 출자 협약까지 확보하며 재무적 불안감도 해소했다"며 "배수의 진의 각오로 심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미래부의 허가 심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4이동통신이 출범하게 되면 가계통신비 인하를 비롯한 경제적 효과 면에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홍문종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위원장도 박근혜 정부의 서민경제 현안인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 함께 제4이동통신사의 선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위원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로 담합한 듯 똑같은 기존 3사의 요금체계를 허물기 위해서는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 함께 제4이동통신사의 선정이 필요하다"며 "가계의 실질적인 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제4이동통신을 반대하는 것은 기존 통신 3사의 매출하락을 우려한 방어적 논리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통신정책이 소비자 즉 국민이 아닌 기존 이동통신 3사의 논리에 매몰됐다는 지적이다.

통신소비자인 국민들은 대부분 찬성을 하고 있는 입장이고 가계통신비가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통3사의 통신요금 인하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제4이동통신이 출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도 가계통신비의 절감은 알뜰폰 활성화, 요금인가제 개선, 단말기유통법 시행과 함께 제4이동통신을 허가해 가계통신비 절감의 가장 강력한 경쟁체제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미 통신시장이 포화 시장이라고 하지만 아직 사물인터넷 등 제4이동통신이 들어와서 새롭게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이 많다"면서 "이미 이동통신3사에게 알뜰폰 시장까지 열어준 미래부가 제4이동통신마저 막는다면 이통사의 편만 들어주는 정부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사업초기 막대한 투자비용과 부족한 재원, 기존 알뜰폰(MVNO) 사업자와 출혈경쟁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정상 미방위 수석전문위원은 "신생 업체로서 파격적인 요금 할인과 망 구축 등 대규모 투자비용을 동시에 고려했을 때 요금인하 기대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최근 들어 안정 기반을 확보한 알뜰폰 사업자들과의 상충 가능성 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