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시연’ 모바일 IPTV, 과제는?

UPDATE : 2024.4.28 일 18:39

홈 > 뉴스 > 통신/방송

‘성공시연’ 모바일 IPTV, 과제는?‘제주 시연’ 호평 속 상용화 본격 논의 기대
망•제도•단말•요금•커버리지 등 난제 ‘첩첩’

박영주 기자 | yjpak@a-news.co.kr

기사 등록 시간 : 2009년 06월 03일 (수) 12:09:29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방송통신 분야, ‘모바일 IPTV’가 시선을 끌었다. ‘세계 최초 시연’이란 평가를 받으며, 참석한 외국 관계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모바일 IPTV는 기존 IPTV에 무선 기술과 이동성 기술을 확장한 형태의 새로운 서비스다. 무선구간에서 이동성을 지원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IPTV를 이용토록 하는 서비스인 셈.


▲ KT와 알티캐스트는 지난달 28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와이브로를 이용한 모바일 IPTV를 시연했다. UMPC가 이용됐으며, 알티캐스트에 따르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PMP 등에서도 구현되도록 개발중이다.(촬영=SPH-M4800)

이번 ‘제주 시연’은 방송통신위원회와 KT, 삼성전자, 알티캐스트 협업으로 이뤄졌다. 방통위는 이 기간, 한정된 장소의 외국방송 송출을 허용했으며, KT는 와이브로 인프라 및 콘텐츠를, 삼성전자는 단말을, 알티캐스트는 모바일 IPTV 솔루션 구현을 맡았다.

제주컨벤션센터 내부 및 주변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가 제공됐으며, 100여명의 해외 CEO를 포함, 모두 800여명의 귀빈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70% 가량이 외국인이었다는 첨언.

모바일 IPTV 시연 내용은 모두 12개 채널을 통해 10개 채널은 아시아 각국의 공영방송의 실시간 송신에 할당됐고, 다른 2개 채널은 이전 정상회담 VOD나 일정 체크, 제주 홍보 등에 할당됐다.

◆모바일 IPTV, DMB와 어떻게 다른가?=모바일 IPTV는 말 그대로 ‘이동형 휴대용 기기에서 제공되는 IPTV 방송 서비스’다. 기존 셋톱박스에서 구현되던 시스템을 SW적으로 해결, 모바일 기기에서 구현한 것(알티캐스트)으로 기존 유선 IPTV의 기술과 시스템을 재활용 가능하다.

상용화될 경우, 집안 TV•PC의 디지털 방송 서비스를 집밖에서 휴대형 기기를 통해 언제든 시청이 가능하다. 유선 IPTV와 모바일 IPTV의 사용자 정보 연동 등을 통해 기기간 콘텐츠가 연동되는 이음매 없는(seamless)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는 것.

‘모바일’로 ‘방송 시청’을 한다는 점에서 DMB(및 DMB 2.0)와 유사하다. 알티캐스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DMB는 방송 모바일화의 결과이고, DMB 2.0은 양방향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현재 디지털 케이블이나 위성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모바일 IPTV는 IPTV의 특성인 큰 양방향 대역폭을 활용, VOD나 양방향 애플리케이션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출처: KBS, '모바일 IPTV 동향'(2008.11)에서 재인용

대용량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현재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를 이용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대역폭과 프로토콜을 제공한다면 이동전화 망 이용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IPTV 솔루션 개발업체로 이번 제주 시연에 참가한 알티캐스트측은 “이동형 네트워크(와이브로)상에서 셋톱박스 없이도 기존 IPTV를 노트북이나 PC 등에서 SW적으로 구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우리나라의 모바일 IPTV 주도는 물론, 기술 수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외 mIPTV 표준화 작업 활발=모바일 IPTV 구현에 있어 기술적 개발은 완료단계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미 2007,8년 IPTV도입을 둘러싼 국회 논란 속에서도 모바일 IPTV 구현엔 이상 없다는 관계자 발언이 잇따른 바 있다.

알티캐스트 역시 “관련 방송장비의 개발 등 업계 협력이 뒷받침된다면 기술적으로는 1년 이내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모바일 IPTV를 ‘IPTV 2.0’으로 정의, 2008년 10월 IPTV 1.0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0년 유선과 무선이 통합된 IPTV가 도입되고, 이어 2012년께 모바일을 포함한 IPTV 2.0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때 서비스 플랫폼은 유선 IPTV가 ‘사업자의 플랫폼’인 데 비해 ‘오픈 플랫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현재 국내외에서 모바일 IPTV 표준화 작업도 활발하다. 국내에서는 ETRI, TTA가 이를 추진하고 있다. TTA 경우, 이미 지난 2006년 TTA PG209 내에 모바일 IPTV 실무반(WG2193)을 설립, 표준화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ETRI도 2012년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다.

해외에서도 DVB나 3GPP 또는 와이브로와 접목한 양방향 모바일 IPTV 개발이 진행중이다. 이동전화 망 또는 와이브로 망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국내 개발 추이와 다르지 않은 형태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시연을 계기로 방통위•업계에서는 모바일 IPTV 논의가 수면위로 오를 것이란 기대다. 당장, 이번 시연을 계기로 방통위에서 모바일 IPTV 도입을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형태근 상임위원 경우, 이미 ‘와이브로를 이용한 모바일 IPTV’에 대한 큰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2012년 상용화? ‘갈길 멀다’=업계에서는 그러나 이번 성공적 시연에도 불구, 여전히 해결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국내 유선 IPTV 사례에서 보듯, 새로운 서비스 상용화에 있어 관건은 기술개발 아닌, 정치적 이슈 등 환경적 요인이 더 크다는 점도 주목 대상이다.

선결 요건으로는 먼저 망 고도화가 꼽힌다. 이번 와이브로를 이용한 시연 역시, 말 그대로 시연 수준이다. 현재 와이브로 망에서 모바일 IPTV 상용화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프로토콜이나 장비 등 네트워크의 진화가 불가피하다.

실제 이번 시연에서도 실시간 방송의 효율적 전송을 위한 멀티캐스트 표준 및 장비들이 준비되지 않아 실시간 방송 경우, 개별 단말당 채널을 전송하는 유니캐스트 방식이 사용됐다.

무선망간 이동 및 이동하지 않는 구간 모두에서 가용 대역폭이 수시로 변하는 특성에 따라 테이터 손실률 및 지연이 유선구간에 비해 크게 발생하는 등(KBS, ‘모바일 IPTV 동향’) 기술적 해결과제가 적지 않은 상태.

현재 와이브로 망에서의 모바일 IPTV 구현 경우, 그 대안으로 알티캐스트측은 유선 IPTV처럼 VOD나 양방향 서비스를 선 제공하고, 2단계로 실시간 채널 서비스를 시작하는 방식의 대응을 주문했다.

IPTV 관련 법 개정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법률 제 8849호)에서는 IPTV를 ‘유선전기통신회선설비를 이용하여 양방향성을 가진 인터넷 프로토콜 방식으로 일정한 서비스품질이 보장되는 가운데 텔레비전 수상기 등을 통하여 이용자에게 실시간 방송프로그램을 포함하여 데이터, 영상, 음성, 음향 및 전자상거래 등의 콘텐츠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방송’으로 규정하고 있다.

IPTV법 제정과정에서 모바일 IPTV를 포함하느냐 여부도 논란이 됐지만, 당시 추후 검토키로 한 바 있다. 모바일 IPTV 서비스 제공 주체 또한 논외로 넘어갔다.

사용자가 이용 단말의 성능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관건이다. CPU 성능, 메모리 성능, 지원가능 코덱, 화면 사이즈 등은 단말의 멀티미디어화에 따른 고질적인 문제점들.

현재 셋톱박스 중심의 미들웨어도 비적합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알티캐스트측은 “휴대폰과 서비스에 맞는 UI 구현이 가능하다”며, “단말기에 내장된 자체 프로그램이 STB 역할을 한다”며 SW적 해결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요금에 대한 이용자 저항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와이브로+모바일IPTV’ 경우, 와이브로 요금제와 IPTV 요금제 모두에 가입해야 한다는 게 KT 입장. SK텔레콤이 출시한 ‘와이브로폰’의 요금 이중부담 사례와 다르지 않은 부분이다.

이와 관련, 모바일 IPTV 요금제에 대한 어떠한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KT는 전했다. 대신 KT 관계자는 이용친화적인 요금정책을 약속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동일 서비스’ 연장선에서 모바일 IPTV의 무료화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와이브로 커버리지 확대 또한 사업자 고민에 포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