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로봇청소기를 해킹해 내장된 카메라로 집안을 염탐하거나 스마트 자동차 네트워크에 침입해 운전자의 개인정보와 주행정보를 빼간다. 초연결사회 실현의 열쇠로 주목받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 보안에 취약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사람과 사물·데이터 등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게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IoT 환경에서는 그만큼 사이버 침해의 파괴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초연결사회를 앞당기려면 우선 보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판단 아래 IoT 보안 종합 대책을 내놨다.

30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스마트 안심국가 조성이라는 목표 아래 'IoT 정보보호 로드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 로드맵은 31일 관계부처 차관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 로드맵은 ▲ IoT의 보안 내재화 ▲ 보안 관련 핵심기술 개발 ▲ 보안산업 경쟁력 강화 등 3대 과제로 구성돼 있으며, 오는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미래부는 우선 홈가전·의료·교통·환경(재난)·제조·건설·에너지 등 7대 분야에서 IoT 제품·서비스 설계 단계부터 유통·공급·유지보수까지 전 단계의 보안인증제 도입하기로 했다.

당장은 분야별로 기존의 시험·평가·인증제에 보안항목·기준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되 향후 더욱 강화된 별도의 보안인증제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보안인증을 정부가 강제할 경우 IoT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일단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또 글로벌 IoT 보안시장을 선도할 핵심기술 개발을 서두르기로 했다. 경량·저전력 암호기술, 보안 운영체계(Secure OS), IoT 침입탐지 및 보안관제 기술, 생체정보·행위패턴을 이용한 스마트 인증 기술 등이 그 대상이다.

IoT 연구개발(R&D)을 확대·강화하고 미국·유럽 등 IoT 보안 선도국과의 국제 R&D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안도 포함됐다.

IoT 보안산업 경쟁력 확보와 관련해서는 보안 전문가·벤처기업을 육성에 나서는 한편 loT 보안제품의 시험·검증·상용화를 지원해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견인하겠다는 추진 계획을 제시했다.

또 기계·건축·에너지공학 등 IoT 연계 공과대학과 산업현장의 정보보호 기본교육을 강화하고 보안교육 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보안 브레인 양성 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IoT가 주는 편리함과 경제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반드시 보안이 담보돼야 한다"며 "이번 로드맵 수립은 한국이 세계 최고의 스마트 안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