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선진 코리아는 옛 얘기다. 마치 빛바랜 흑백사진 같다. 연일 외신보도에는 한국 IT 추락이 관심사다. 왜 이런 모습이 된 것인지 아무도 책임지는 이 없다.

정부 정책 잘못인지, IT를 폄하하는 정치권 때문인지. 혹 재계가 IT를 포기한 것 인지 누가 주범인지 찾아내야 한다.

이동전화4900만, 인터넷 2700만 등 요란스런 IT이용자 숫자 뒤엔 속빈 강정이다.
떼돈(?) 버는 통신사업자들은 돈벌기 급급하다. 이용자를 위한 이익환원은 전무하다.

이들이 이용자보호에 돈 한 푼 안 써도 통신요금은 내릴 기미 없다. 순 배짱 아닌가.
최근 쬐끔(?) 내리려고 폼 쓴다고 한다. 누구를 위한 통신정책인지 묻고 싶다.

한국형 T-DMB 해외기술이전에 방통위 나 지경부 모두 상용서비스 커녕 시험서비스도 하지 않는 나라에 장비를 무상으로 퍼 주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ETRI 연구소기업이 베트남에 DMB를 이미 시험운영중 인데도 정작 장비지원을 거절하고 있는 것은 무슨 심보(?)인 가. 결론은 하나다. 두 부처가 막대한 예산 들여서 시험서비스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두려운 게다. 반면 국책연구소기업이 정부 지원 하나 없으면서도 베트남을 성공적으로 시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찔리고 있기 때문 아닌가. 이런 모습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정부 관료가 몇이나 될 까.

IT분야 인사도 악재다. 여당 국회의원 떨어지면 정부산하단체장으로 발탁해 주고. 선거에 도움 줬으면 정부산하 감사로 등용되고. 정부서 퇴직하면 산하 협/단체장 임명은 수순이고. 공기업서 물러나면 하청기업 회장이고. 하청기업서 물러나면 직접 재하청 운영하고. 이들이 무슨 책임을 갖고 일을 할까. 기막힐 뿐이다. 결국 마피아식 봐주기 인재 사고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한국 IT경제에 해가 됐음은 자명하다.

정부는 부처간 이기주의로 정책이 맴돌고, 이로 인해 기업은 멍들고, 국책연구소는 재벌기업에게만 기술 퍼 주려고 안간힘 쓰고, 재벌그룹은 돈 되는 정책지원의 황금 알을 낳는 거위만 챙기고 있으니, 한국 IT경제는 불 보듯 뻔하다. 이런 악재가 작금의 한국 IT산업이 국제경쟁력에 뒤지고 있는 증거다.

정부부처 한 간부의 말이 생생하다. ETRI는 방송통신위원위 산하가 아니라 지식경제부 산하여서 협조 못한다는 게다.

ETRI는 국책연구소가 아니라 민간연구소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ETRI는 민간연구소 수준보다도 못하다는 비아양이다.

한국의 IT국책연구소를 이렇게 보는 시각에 말문이 막힌다. 하지만 이유가 있을게다.
얼마나 기술이 시원찮으면 이리 대하겠는가도 생각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중국과학원을 보자. 그들은 온힘을 과학원에 쏟고 있지 않은가. 그 덕에 무인인공위성 등 우리보다 앞서가는 모습에 몸서리 칠만큼 두려운 게 사실이다.

ETRI도 정부가 적극 지원육성책을 펼쳤더라면 중국과학원보다 훨씬 앞선 세계기술의 연구소가 되었을 게 아닌가. IT를 잃어버린 사람들, 그들이 누구인지 정말 확인 해 볼 필요가 있다.

■ 윤동승 주필 이력
-전 전자신문/뉴미디어 데스크
-전 일간공업신문 부국장
-전 전파신문 편집국장
-전 일간정보(IT Daily) 편집국장
-전 텔슨정보통신 상임고문
-전 인프라넷 부회장
-전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고문
-전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 국가경제 고문
-전 중국 허베이성 경제수석(경제특보)
-현 Users Press 주필
-현 (주)파워콜 회장
-현 ETRI 초빙연구원
-현 (사)한국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수석부회장
-현 중 다롄시 ‘IT산업촉진발전공작위원회’ 부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