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단독] KT임원, 중소기업 CEO 출신으로 ICT관련 입법공청회나 토론회, 법안발의에는 빠지지 않는 마당발.

미래부, 산자부, 특허청 등으로 분산돼 있던 ICT R&D 기능을 통합해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를 출범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그야말로 말이 필요없는 ICT전문가.

권 의원은 올 해 8월 새누리당 대변인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동안 구설수에 오르기 쉬운 '집권당의 입'이라는 자리를 무리없이 소화하며 정치적으로도 진일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를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 권 의원은 KT 전무이사, (주)헤리트 대표이사 등을 거친 ICT분야의 전문가로 19대 국회에서는 미방위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이용국 기자 yklee1@a-news.co.kr>

-- 최근 북한의 미국 소니사 해킹에 이은 미국의 북한인터넷 대응 공격과 한수원 정보유출 사태 등 정보보안에 대한 이슈가 어느 때보다 높은데.

▲무엇보다 자주적 국방력을 갖추려면 그 산업(정보보호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한수원 문제도 그렇지만 북한이(미 소니사) 해킹을 하고 미국이 북한보다 (해킹대응능력이) 안되면 손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미국이 북한보다 (사이버상의) 능력이 낫기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격(반박공격)을 하니까 괜찮은 것이다.
이제는 무기를 얼마나 갖고 있느갸 중요한게 아니라 사이버전에서 어느나라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세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우리가 여기에 대한 방어력을 너무나 안 갖추고 있다는게 정말 문제다.
거기에 대해 또 별 생각이 없다는 게 문제다. 국가적으로 대응해야 되고 기업도 대응해야 되는데 이를 코스트(비용)로 생각하고 있다.
보안시설, 인력, 소프트웨어 등에 대해 왜 내가 써야 되냐는 식으로 생각하는데 사고(유출)가 나면 큰일 난다.
이번 사건은 우리한테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준 사건이라고 본다.

-- 국내 한국수력원자력을 해킹한 주체는 어디라고 보는가?

▲개인적으로 보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한수원에 대해 원전반대그룹에서 자료를 미리 빼내간 것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 고리1호기, 월성1·3호기 재가동은 신중하게 검토해봐야 되는 부분이다. 거기를 정부의 입장에서는 재가동검토를 하니까 이를 강압적으로 스탑시키기 위한 그런 의도가 담긴 (원전반대그룹의) 작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원전을 공격해서 멈추고 주변에 피해를 주기 위한 북한식의 사이버전은 아니지 않을까 그렇게 개인적으로 추측한다.

-- 집권여당 대변인으로 4개월여가 지났다. 대변인으로서 소감을 말한다면.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ICT기술경력을 쌓아온 사람이고 정치적 경력은 사실 일천하다.
그런 상황에서 대변인을 하게 되니까 정치적인 흐름을 아무래도 자꾸 생각하게 되고, 많이 보게되고, 듣게 되니까 저한테는 큰 공부가 된다. 매일 아침마다 회의가 있으니까 지역을 못 내려가는게 아쉽고 지역구민들에게 죄송하지만 TV나 매체를 통해 지역민들이 저를 보게 되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많이들 좋아하신다.
어떤분들은 TV에서 저를 보면 손을 흔든다고 말한다.(웃음)
경상도 출신이라 억양은 사투리가 없지 않지만 목소리가 분명하고 또 말하는게 또박또박해서 귀에 잘 들린다는 평이 있어 보람도 느낀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

-- 자원외교에 대한 국정조사가 여야간 합의됐다.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 권 의원은 '자원외교의 과정에서 전문성, 심의 평가 등 절차를 잘 지켰는지, 추진하는데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에 대해 가이드를 만드는것이 이번 국정조사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이용국 기자 yklee1@a-news.co.kr>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는 나라다. 그렇지만 산업활동, 경제활동을 위해 자원이 필요하다. 그러한 자원을 미리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 필수이다.
MB정부에서 자원외교를 한 것을 얘기하지만 노무현정부와 그 전 정부에서 사실 시작된 것이다.
현재 야당에서 비리가 있는 것처럼 국정조사를 하자고 해서 새누리당에서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자원외교 국정조사의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잘못하면 국가적으로 망신을 당할 수도 있고 또 앞으로 우리가 자원확보를 하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실패에 대해서 범죄처럼 이야기하면 자원외교를 담당할 사람도 안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자원외교의 과정에서 전문성, 심의 평가 등 절차를 잘 지켰는지, 추진하는데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늘 찾아내서 앞으로 자원외교를 할 때는 이런 방향으로 해야한다는 가이드를 만드는것이 이번 국정조사의 핵심이 돼야 한다.
그리고 만약 비리가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

-- ICT전문가로 유명하다. 창조경제의 주축이 되는 ICT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방안이 있을지.

▲산업구조 개편의 문제가 있다. 핀란드의 경우 2000년초에 방문했을 때 노키아 인구 50%는 노키아때문에 먹고산 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노키아없이도 잘 살고 있다.
90년대 중반 경제위기가 닥친 이후 유럽이 대기업중심에서 벤처육성 중심의 창조경제로 바꿨다. 거의 대부분이 ICT벤처다.
큰 대기업중심에서 강소기업이나 부가가치 높은 기업중심으로 육성됐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패러다임을 못바꿨다. 미국의 경우도 시가총액 상위그룹은 거의 다 ICT기업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이비엠 등 ICT기업이다.

우리는 아직까지 삼성,현대다. 우리나라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제가 국회에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제가 소프트웨어 개발중소기업 CEO할때 필요한 소프트웨어인력을 찾는데 인력이 없었다.
산업부흥을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한데 쓸 수 있는 인력이 부재한게 우리 현실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IT강국은 하드웨어중심이었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가야한다.
전문인력을 양성해야한다. 일례로 정보보호산업도 하드웨어중심이다. 정보보호와 관련된 고급소프트웨어는 한참 부족하다.
따라서 전 산업분야에서 소프트웨어기술을 발전시키는 단기적,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 미방위 상임위 활동에 대한 소회는?

▲뜻대로는 안되더라?(웃음)  나는 국회의원이 해야할 것을 세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하나는 정당활동, 둘은 본회의·상임위 등의 국회의원활동과 지역구 활동, 셋은 제 2의 ICT 강국을 실현시키려는 목표가 있다.

그런데 정당은 목표가 있고 여야의 관계가 존재한다. 설득도 필요하고 타협도 필요한데, 국회 전반기 경우 미방위가 원활치 못했다. 거의 멈춰있기도 했다.
그런 부분에서 한계와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다. 다행히 국회 후반기 들어 조금 나아졌다.

미방위는 정치적인 것을 다루는 상임위가 아니다. 과학기술, ICT, 원자력 등 기술중심(상임위)이다.
이를 이해관계나 정파적인 것을 대입해서 끌고가려할 때 한계를 많이 느꼈다.

특히 방송부분은 이렇게 가는게 맞는가라는 생각도 했다.
회의나 토론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의원발언이 필요하다고 본다.얼마전 700Mhz주파수관련 토론회에서 '통신용이냐 방송용이냐'는 토론회를 진행했다.
그런데 (그 토론회에) 전 방송국에서 나와 대형 생중계 카메라를 의원들에게 들이댔다. 따라서 그 토론회에서 주파수는 (방송국용이 아닌) 통신용으로 써야 한다는 의원의 발언이 나올 수 없었다. 이것이 (방송국의)무언의 압력이라고 생각한다.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생매장하는 분위기로 나가면 안된다. 합산규제도 마찬가지다.
반대의견이 자유롭게 개진될 수 있는 의회활동이 돼야 한다. 나아가 국회 자체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제대로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단통법의 시행이후 가계 통신비 논란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절감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애초에 이 법을 만드는게 썩 내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장자체가 워낙 혼탁되어 있어 이 법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처음 나왔을때는 많이 시끄러웠지만 지금은 안착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공짜폰에 대한 미련을 가진 소비자와 독점적인 유통점들이 불만을 제기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통계를 보면 안정화국면이다.

앞으로 단통법이 가야할 방향은 요금제부분에 대한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금할인을 지금 최대 12%정도하는데 이를 20%까지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함께 폰의 보조금규제를 풀어도 좋은데 모든 가입자에게 동일하게 풀라는 입장이다.
보조금이 1백만원이더라도 모든 가입자들에게 똑같이 지급한다면 이는 허용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비자를 선별해서 어떤때는 100백만원, 어떤때는 30만원이면 안된다.

-- 보조금 상한은 전혀 생각지 않나?

▲그렇다. 모든 가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보조금의 상한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 분리공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야당이 분리공시로 단말기가격이 인하된다는 논리는 인정할 수 없다.
예를 들어 LG전자에서 (보조금을)20만원 태우고(지급하고), SKT에서 30만원을 태워서 내가 50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내가(소비자가) '총 보조금을 얼마받는다' 이게 중요한 것이다.
제조업체 보조금을 모두 소비자에게 가는게 아니다. 일부는 통신사가 별도로 사용하고 일부는 보조금으로 쓴다. 이를 일일히 밝힌다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별 도움이 안된다.
단통법을 왜 하는가가 중요하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따져보고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제조업체의 보조금 공개는 꼭 필요한 조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분리공시를 해서 폰이 더 싸지지 않으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실제로 어떻게 폰을 저렴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한다.

이와함께 이통사에 제안하고 싶은게 이제는 보조금경쟁은 지양해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보조금 경쟁은 결국 돈 놓고 돈먹기가 될 수 밖에 없다.
이제 경쟁은 요금과 서비스경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단통법시행을 계기로 판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장기가입자에게 혜택을 많이 줘야 한다. 3년을 썼다면 2%, 그다음엔 또 2% 깍아주는 식으로 인하제도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단말기)자급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 대부분 마트에서 소비자가 폰을 사고 소비자가 스스로 산 폰을 이통사에 가입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장은 자연스레 요금경쟁이 될 수 밖에 없다. 요금경쟁으로 판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말기 공급 구조가 자급제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
통신사들이 직접 단말기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요금인하와 서비스 경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 권 의원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발전방향에 대해 '기득권이 양보하고 자신의 이권을 내려놓는 것을 시작으로 사회 시스템 전반이 개선돼야 한다'며 '내년은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생기는 ‘극세척도(克世拓道,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함)'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영상=이용국 기자 yklee1@a-news.co.kr>

-- 올 한해 지방선거, 재보선 등 정치적 이슈와 세모녀자살사건 세월호 참사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도 적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를 뒤돌아 본다면.

▲유독 아픈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세월호 등 국민에게 상처로 남은 사건 많았다. 세모녀자살사건으로 복지사각지대도 여실히 드러났다.
사회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 한 해이다.
국민 생활의 기본인 ‘안전’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의 불합리성을 제거하는 시스템 변화가 과제로 남았다. 변화의 필요성은 모두 공감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역시 요즘 ‘혁신’이 화두다.

무엇보다 ‘고통 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득권이 양보하고 자신의 이권을 내려놓는 것을 시작으로 사회 시스템 전반이 개선돼야 한다.
내년은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생기는 ‘극세척도(克世拓道,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함)'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