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100일을 맞은 지점에서 당의 사정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었다."
16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지휘봉을 잡은 후 산적한 입법·예산 과제들을 비교적 무난하게 처리, 크게 요동치던 제1야당을 안정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중도하차로 정책위의장을 맡다가 바통을 넘겨받은 우 원내대표는 첫 고비였던 '세월호 3법'에 대한 여야 합의를 당초 약속대로 10월 안에 끌어내며 무난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에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투톱'을 구성, 장외투쟁 보다는 협상 쪽에 무게중심을 둬 현안타결에 시도했다. 그 사이 한때 10%대까지 떨어졌던 당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30% 안팎까지 올라섰다.

11차례의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 2차례의 '2+2(여야 당대표+원내대표)' 회동 등을 통해 역대 어느 원내대표보다도 여당과 빈번한 소통채널을 가동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해 12월2일 12년 만에 헌법이 정한 법정 기한 안에 2015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었다.

국회선진화법으로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부의된 상황이어서 합의가 불가피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처리 당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5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누리과정 교육재정 지원예산 5천400억원과 소방안전교부세 3천400억원 확보 등 야당 요구를 관철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처럼 온건·합리주의자로서 협상과 타협을 중시하다보니 야당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주로 정부·여당에 끌려다니기만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예산안의 경우도 시한만 지켰을뿐 실제로 얻어낸 것은 별로 없다는 인색한 평가도 당내에 엄존한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여야 2+2 회동에서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 비리) 국정조사' 중 자원외교 국조를 성사시키고,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국민 대타협기구 구성을 받아내는 등 실속있는 협상력을 발휘했다며 후한 점수를 주는 분위기가 여전히 우세한 편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품이라 대화를 많이 하고 소통을 하는 편"이라면서 "예산에서 따낼 것은 제대로 따내면서 합의를 했고, 공무원연금 문제도 우리가 생각했던 대타협기구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임기 후반전에 해당하는 남은 100일 가량의 임기 동안에는 개헌주의자답게 국회 개헌특위 구성과 국민 가계소득 증진을 위한 다양한 민생법안을 관철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