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같은 조직출신의 노(老) 선배를 대하는 후배들 자세가 바르지 못하다면, 이는 필히 가르쳐야 할 덕목 일 게다.

모 정부부처에 모처럼 찾아간 老 퇴임국장이 후배 국장을 만나러 갔다 나오다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복도에 서 있었다는 것.

사연인즉, 미팅을 끝내고 나오는 老 선배 퇴임국장에게 사무관이 호통(?)을 치고 있었었다는 것.

이는 사무관을 거치지 않고 국장을 직접 만나는 것은 직제를 무시한 처사라고 어린(?)사무관이 난리 쳤던 것.

老 국장은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사무관을 쳐다보며 “내가 아는 분이어서 만나러 왔는데 , 이런 것도 사무관을 거쳐야 하느냐”고 점잔하게 답변 했다는 것.

이에 사무관은 “당신 하는 일에 방통위가 필요하면 사무관인 자신을 거쳐서 만나야지, 윗선인 국장을 직접 만나면 안 된다” 고 불만을 터트린 것.

쉽게 말해 예를 갖추라는 경고 이었던 터. 정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전 근대적인 권위사상 모습이 오늘날에도 재연되고 있다는 점에, 아연 실색할 노릇이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그 老 국장에게 사무관 윗선에서 전화로 항변 했다는 것. 내용 인 즉, 그런 말을 한 사무관이 없다는 촌극이다.

최근 지하철 안 구석자리 노인석에 이런 광고 문구가 쓰여 있다. “ 예약석…바로 50년 후에 여러분 자리입니다” 그렇듯이 사무관도 30년 후면 본인도 퇴임해서 자기가 근무하던 곳을 찾을 일 있을 것이다.

“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내가 있던 직장은 안 바뀔 줄 알았지…” 어느 老 퇴임국장의 하소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