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궐선거에서 사실상 '독자선거'를 치를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은 전신인 민주당이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에 참패한 뒤부터 각종 선거에서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야권내 정당들과 후보단일화 등 선거연대를 통해 선거 승리를 꾀해왔다. 이명박정부의 실정으로 인해 야권의 압도적 승리가 예견됐던 19대 총선에선 이같은 야권연대가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사태를 겪은 이후 야권연대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결국 이번 4월 재보선에선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야권연대' 없이 선거를 치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최근 들어 야권연대를 하지 않고 선거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측과 통합한 이후 치른 지난해 6월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도 명시적으로는 당 차원의 야권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일부 지역별로 '맞교환식 후보단일화'가 이뤄져 암묵적인 야권연대가 있었다.

새정치연합의 이같은 '독자선거' 방침은 통진당 사태로 불거졌던 '종북숙주론'을 털어내는 동시에 야권연대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내년에 치러질 20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내 군소정당들의 야권연대 요구를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22일 야권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면서 "내년 총선에서도 야권연대보다는 투명한 공천을 기본으로 한 '정도'의 길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야권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문재인 대표가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사전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만일 이번 선거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으로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후보단일화 등 '선거연대'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러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의 판단이 이번 재보선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진 미지수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각 선거구에서의 야권내 후보난립으로 인해 상황이 녹록치 않다. 새누리당과 맞붙어야 하는 수도권 지역 3곳(서울 관악을, 인천 서구·강화을, 경기 성남중원)은 물론 텃밭인 광주 서구을도 승리를 장담하긴 힘든 실정이다.

이로 인해 아직까지 일부 지역에서 후보들간 '자연스러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정치적 판을 보면 유권자들이 보수화되고 있는 여건 속에서 문 대표가 이를 감안한 전략을 쓰는 것"이라며 "그간 야권연대는 오로지 전략적,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에 야권연대를 하지 않고 독자적인 힘을 기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