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한국사회는 ‘성완종 리스트’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무수한 생명을 앗아갔던 안정불감증은 결국 정부의 ‘총체적부실’이라는 결론 속에 ‘관피아 적폐’라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돌출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관피아 적폐’를 필두로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는 의지였지만, 청피아 군피아 철피아 등 숱한 분야별 인재사고가 만연되어 있다는 것을 일깨어주는데 그쳤다.

아직도 곳곳에서 벌어지는 낙하산인사, 그로인한 국가경쟁력은 빛을 잃었다. 설상가상 여야 정쟁으로 인한 정치자금 부패가 국정운영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묘하게도 세월호 사건 이후 국내경기는 침체됐고, 기업들은 고용을 줄이는 악순환으로 정부가 부르짖던 창조경제는 암초에 부딪혔다.

문제는 정치도 낙제점이고, 경제도 형편없는 지경이다. 중산층마저 지갑을 닫은 내수시장은 가게마다 폐업처리, 잔고정리 등 살길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신통치 않은 게 사실이다.

돈 가진 이들은 금고문을 철통방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가 미덕이 아니라 소비가 죽음’으로 이어지는 작금의 경제 현실은 중소기업의 잇따른 도산, 실업률 가중, 월 최저임금의 임시계약직 시대를 맞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성완종 게이트’로 여야 할 것 없이 부정부패의 검은 돈(?) 사건에 휘말리다 보니, 가뜩이나 순환되지 않는 국정운영에 찬물을 끼얹는 우를 범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1년을 돌아보는 시점에서 유병언과 성완종이 주는 교훈이 크다.

국민 안전에 써야할 돈이 유병언 축재와 정관계 로비 뇌물로 흘러들어갔고, 성완종은 비자금 형성으로 정치자금을 써대며 부를 축적한 부정부패가 너무도 닮았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돈 받은 이들의 실체는 없다는 것이다.

부패의 고리는 검은 돈(?)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주변에 밀착되어 있는 정관계 고리를 끊어내지 않으면, 유병언과 성완종 사건은 끝나지 않은 연결선상의 또 다른 부정부패를 키우는 악재다.

세월호 1년을 뒤돌아보면서 국민의 마음은 말뿐인 ‘관피아 적폐- 낙하산인사- 클린 정치자금- 국민안전 보장’ 등과는 너무나 먼 얘기라는 것을 실감한다.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가운데, 19대 국회와 박근혜 정부의 모습은 성큼 성큼 역사 속에 빠르게 사라지는 모습이 읽혀지고 있어, 씁쓸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