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으로 촉발된 계파갈등이 일단락되며 한 숨을 돌렸지만, 후속인선에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단 지도부는 후임인선은 물론 사퇴를 표명하거나 당무거부에 돌입한 주승용·유승희 최고위원의 복귀를 '원샷'으로 해결, 당을 단숨에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책위의장과 조직사무부총장 후속인선 '뇌관'을 둘러싸고 계파갈등의 조짐이 감지되는데다, 최고위원들의 복귀도 불투명해 험로를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도부는 지난 3일 손혜원 홍보본부장을 임명한 데 이어, 조만간 최고위원간 논의를 거쳐서 정책위의장, 조직사무부총장 등에 대한 후속 인선을 단행할 계획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암사시장으로 메르스 피해지역 방문을 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책위의장의 경우 현재 분이 유임되거나 새로운 분이 되거나 가부간의 결론을 서둘러서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가져온 추경 예산안에 대한 이론이 너무 크고, 정책위의장이 해야 할 역할도 크다"면서 "문재인 대표가 생각한 것(인선안)도 있을 것이고, 최고위원들과 토론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고위원회 출석을 거부하는 최고위원들의 복귀까지 '원샷'으로 해결, 전열정비는 물론 사실상 식물화된 최고위원회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 지도부의 구상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선을 둘러싼 계파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해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직부총장의 경우 비노진영에서는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이 겸임하거나, 비노 인사를 앉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노 진영은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위의장으로는 비노에서 최재천 의원을 추천하고 있다. 친노에서는 강기정 정책위의장의 유임을 주장하는 가운데 조직부총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조율의 여지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비노진영에서는 문 대표가 회동에서만 '화해무드'를 조성하고, 이후에는 또 일방적 인사를 하려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신뢰관계에 균열도 감지되고 있다.

비노진영의 한 인사는 "문 대표가 회동에서는 이 원내대표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더니 이 원내대표가 복귀하자 말이 바뀌었다"며 "친노는 '정책위의장을 내주면 조직부총장은 내줘선 안된다'고 하는 등 거래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 방문에서 화해 분위기를 연출하고 '뒤통수'를 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비노계 인사도 "이미 문 대표가 조직부총장 양보 불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칫 후속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간의 '전면전'으로 다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 최고위원과 유 최고위원의 복귀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 최고위원은 "이미 사퇴를 했고, 돌아갈 계획이 없다. 이 원내대표가 설득을 하겠다며 여수에 들르겠다고 했지만, 오지 말라고 했다"며 "문 대표 역시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최고위원도 "절차를 어기고 최 사무총장을 임명한 경위에 대해 전혀 해명되지 않았다"면서 "돌아오라고 할거면 돌아갈만한 상황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