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새누리당의 재의결 불참을 강력 성토하는 동시에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에 온통 신경을 집중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유 원내대표에 대해 간접적으로 '보호막'을 치면서도, 그가 사퇴할 경우 대여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여권의 '유승민 사퇴논란'의 본질을 여권내 권력다툼으로 규정하고, 유 원내대표를 '희생자'로 부각시키면서 청와대와 친박 세력에 대한 공세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당헌당규에도 없는 방식으로 찍어내려 한다"면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한 마디가 소신과 양심을 내팽개치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떼를 지어 사냥감을 물어뜯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한 편의 동물의 왕국을 보는 것 같다. 이번 사태는 국회내 '십상시들의 난'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오영식 최고위원 역시 "청와대의 아바타임을 보여준 새누리당이 원내대표를 쫓아내려 한다. 국회를 모욕한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의 정치가 가져온 결과"라면서 "이전투구를 벌이는 새누리당의 모습에는 대통령의 책임이 누구보다 크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어제는 피라니아를 잡기 위해 저수지 물을 다 빼는 일도 있었는데, 새누리당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피라니아 취급을 당하고 있다"면서 "박근혜식 정치가 피라니아처럼 흉물스럽다. 눈치보면 출세가 보장된다고 가르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내에서는 그나마 소통이 잘 되는 것으로 평가받던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이후 대여협상이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 원내대표는 그나마 협상에서 말이 통하는 상대로 간주돼 왔지만 그가 사퇴할 경우 추경안 등 7월 임시국회 현안 처리에서 여당의 입장이 완고해져 협상의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새누리당 의총 결과가 나오는대로 긴급 원내대책회의나 의총 등을 열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 공동발의했던 이른바 '박근혜 국회법'을 이날 오전 재발의하는 등 대여 공세 수위도 높였다.

전 최고위원은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법'을 '박근혜법'이라 지칭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이는 조선시대 홍길동전에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수준"이라며 "공동서명이 곧 공동발의다. 무지해서 그런지 하늘을 손바닥도 아닌 손가락으로 가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