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를 둘러싼 여야간의 대립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선거구제 개편이 어렵고 또 말이 많은 이유는 여·야의원들과 국민, 모두를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제도 개혁은 여당에만 유리해서도, 야당에만 유리해서도 안 될 뿐 만아니라 대다수 국민이 공감해야 한다는 삼자간의 합의가 이뤄져야 가능한 사안이다.

그런면에서 야당이 당초 비례대표를 늘리기 위한 350명선의 의원정수확대 방안은 여당뿐만아니라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기에 그 추진동력을 잃었다.

비록 세비를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했지만 의원수 확대에 대해 국민의 저항이 크고 200~300명으로 의원수가 제한된 헌법규정을 고치기 위해 헌법수정안도 발의돼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여당이 제안한 여야 동시오픈프라이머리 또한 "당초 취지와 달리 명망가와 중진에게 유리하다"는 이유를 들어 야당측에서 반대하고 있는 상황.

이렇듯 여야는 그동안 모두 제 의견만 내놓고 남의 의견은 듣지않는 '동문서답'식 설전만이 난무했다.

이러한 때, '여야동시 오픈프라이머리'라는 여당안과 '의원정수를 현행대로 300명 이내로 두고 권역별 비례대표를 늘리는 야당안'을 동시에 추진하는 빅딜설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정계 일각에서는 선거구제를 둘러싼 여야간 정쟁의 줄다리기를 끝낼 수 있는 묘안이라는 평이 있을 정도다. 더욱이 국민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의원정수 확대안이 아닌 점도 주목된다.

다만 현행 246개 지역구수를 줄여 비례대표의 수를 늘이는 방안은 기존 의원의 반발이 예상돼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행 비례대표를 권역별 비례대표로 하는 방안과 협의를 거쳐 5~6개 지역구 통폐합을 통해 비례대대표를 현행 56에서 60개정도로 늘이는 방안은 실현가능한 안으로 생각된다.

선거구제 논의는 여야 어느 측이건 불협화음이 있을 경우 실패하기 쉬운 복잡하고 어려운 사안이다.

여야 정치인들 모두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놓고 정치백년대계를 이끌어갈 혜안을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