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내년부터 영세 중소가맹점 신용카드 수수요율을 0.7%인하한다는 발표를 두고 카드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이를 두고 신용카드사 한 관계자는 "순이익의 1/3이 날라갔다"고 야단법석이다.

또 매번 선거철만 되면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거세지는데 이번에도 "온전한 시장논리보다는 정치적 이슈에 따라 결정됐다"고 볼멘소리다.

하지만 그동안 낮은 시장금리로 인해 수많은 초과이익을 본 카드사의 항변치곤 많이 궁색해 보인다.

일례로 정유사를 보자. 국제시장의 원유값이 내려간 상황에서 업계가 담합해서 휘발류값을 내리지 않는다면 수많은 초과이익이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정유사의 담합이나 폭리를 방지하고 광범위한 국민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 시장가격에 정부가 개입해서 원가연동을 하고 있다.

카드사의 볼멘소리처럼 유가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당연히 시장의 논리로만 보면 맞지 않다.

하지만 유가는 전기나 물 등과 같이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공공재이기에 가격형성에 개입이 용인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드는 어떠한가. 전국민의 카드 사용금액은 지난 한햇동안 무려 600조원에 달하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1억420만장, 신용카드는 9천229만장으로 이미 카드 2억장시대를 넘어섰다. 5백원, 1천원짜리도 카드로 결제하는 시대다.

이미 오래전부터 카드는 전기와 유류처럼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분명한 공공재다.

그리고 이들 영세사업장에 신용카드 수수료율 0.7%인하는 신용카드사의 원가절감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다.

더욱이 경기하락과 침체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대상이 1천만 자영업자로 대변되는 영세 중소가맹점주 아니던가.

인하시기를 총선 즈음으로 조절한 것이 속이 보이긴하지만 이것이 수수료율인하를 거부할 명분에는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시장논리'만을 앞세워 수수료인하가 부당하다는 8개 카드사의 '어거지 몽니'는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