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행보 뒤엔 속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쉽게 말해 경제대국을 꿈꾸기 위한 전초전의 한일 방문이다.

일본을 방문한 원자바오 총리는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의 연설에서 중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비교 한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중국의 GDP가 올해 일본을 앞지를 것이나, 1인당 GDP는 일본이 4만달러를 상회하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고작 3천700달러에 불과 하다며 중국이 선진국에 도달하려면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밝힌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겸양”의 뜻을 담은 인사말이나, 여기서 100년은 10년 이내로, 아니 그보다도 더 짧은 시기를 겨냥한 원자바오의 경제철학임을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는 한일 두 나라의 특성을 나름대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한국이 IT산업을 성공시켰다면, 일본은 기초소재 산업의 기술력으로 세계경제를 쥐락펴락 하는 노하우를 거머쥐고 있다고 늘 강조하던 인물이 바로 원자바오 총리다.

이 말속엔 숨은 뜻이 있다. 한국이 많은 아이디어로 IT 상품을 개발해서 돈 번다고 하나, 핵심부품은 대부분 일본에 의지해야 하는 게 한국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중국이 IT분야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개발기술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략을 펼치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다롄시 당서기 시절부터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개발기술국 프로그램은 바로 원자바오 총리 머리에서부터 시작됐고, 이미 다롄시는 2년에 1번 전 세계 소프트웨어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그가 계획하는 첨단기술 플랜은 바로 중국에 세계 최대규모의 제2의 실리콘밸리를 만드는 작업이다.

소프트웨어 기술개발 선점은 곧 모든 핵심기술의 원동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돈줄(?)을 쥔다는 사실을 원자바오 총리는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동안 외국투자를 유치하느라 자신들의 토지를 50년 동안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나름 외국기업 껴안기에 힘썼으나, 이제는 오히려 외국기업 M&A(기업 흡수합병)에 나서는 무서운 힘을 보이고 있다.

즉, 돈 되는 기업 돈 주고 사서 더 큰 돈 벌겠다는 게 바로 원자바오 식 경제 논리다.

그가 한일 두 나라를 방문하면서 “겸양”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향후 미래 중국의 경제부흥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 일게다.

중국과학원 육성에 중점 두고, 산학연계 기술상용화로 세계상품 만들어 팔고, 저가 상품에서 번 돈으로 고부가가치의 첨단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원자바오 총리의 세계를 향한 발품 팔이(?)가 무섭게 느껴질 정도다.

경제대국 성장을 위한 중국 지도자들의 해외 전방위 외교 인해전술(?) 이 시작됐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 윤동승 주필 이력
-전 전자신문/뉴미디어 데스크
-전 일간공업신문 부국장
-전 전파신문 편집국장
-전 일간정보(IT Daily) 편집국장
-전 텔슨정보통신 상임고문
-전 인프라넷 부회장
-전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고문
-전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 국가경제 고문
-전 중국 허베이성 경제수석(경제특보)
-현 Users Press 주필
-현 (주)파워콜 회장
-현 ETRI 초빙연구원
-현 (사)한국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수석부회장
-현 중 다롄시 ‘IT산업촉진발전공작위원회’ 부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