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가 출범 1주년을 맞았지만 썩 신통치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한마디로 애매모호(曖昧模糊)한 불안정감(?)이다.

얼마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초기진압은 커녕, 허둥대는 모습에 국민모두가 불안해하는 총체적 부실을 겪었다.

‘우물가 가서 숭늉 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무늬만 ‘안전처’지 관계부처 하고의 연계는 아직도 제대로 호환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일이 원활하게 처리될리 없다.

세월호 사태 후 관피아 적폐에 놀란 박근혜 대통령은 해양경찰청을 폐지했다.

그래서 각종 재난재해를 다루는 컨트롤타워로 국민안전처가 만들어졌지만,  2%가 부족한 게 아니라 2%만 구축되어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 재난재해 기구로 급히 만들어진 국민안전처가 사고 전체를 모두 커버하기에는 무리수다. 해상 육상 공중에서 시시각각 벌어지는 사고를 ‘원스톱시스템’으로 처리하려면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분야별 예산확보, 전문 인력구축, 첨단 장비, 사고관련 정보를 모으는 망과 서버의 구축 등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작금의 국민안전처 모습은 무늬만 갖춘 ‘보여주기 식’ 조직에 불과하다.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각종 사고현장에 도착하는 기동성은 후진국 수준이고, 이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는 현실을 정부는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위급한 상황에서 띄우는 헬기는 고작 몇 대뿐이고, 그나마 잦은 고장에다 비가 오거나 바람만 조금 불어도 운행은 커녕 추락할까봐 마음 졸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수많은 국민혈세는 다 어디다 쓰고, 정작 국민들을 위한 목숨비용은 아낀다는 말인가.

5000만 국민의 생명이 직결된 이런 상황을 당정청 모두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안전처를 이루는 조직도 문제다. 장차관 모두가 군출신 장성이 앉아있다. 참 기막힌 현실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정말 ‘오호 통재라’다.

세월호 사건 때 국민의 재난재해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눈에도 총체적 부실을 느껴서 만든 조직인데, 그 조직에 지도부가 전문가를 앉힌 게 아니라 속칭 군발이(?)들로 채웠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정책이 얼마나 한심한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여야 정치권도 5000만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곳이 어떤 곳이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무관심이다. 오직 내년 총선만 생각해서다.

당리당략에만 급급하다 보니 본인 가족이 재난재해를 당해봐야 그 시급성을 참담하게 느낄 것이라는 국민들의 비난을 알고 있는지 개탄스럽다.

국민안전처 1주년이 주는 교훈은 총체적부실이다. 아직도 세월호 사건을 대비하는 안전장치는 전무하다.

관계 부처와의 재난연계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한, 국민안전처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설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