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택 전 정보통신부장관의 회고록이 출간 됐다.

올해나이 73세.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음을 간직한 인물이다. 늘 소탈한 삶을 살아온 그에게 이번 회고록은 어찌 보면 한국의 정보통신 역사 중에 중요했던 일부분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 값진 고증자료로 평가된다.

▲ 양승택 전 정통부장관 회고록 발간

모든 IT 유명 인들이 앞 다퉈 자신들이 한국의 통신기술개발에 원조라고 주장 했을 때, 빙긋이 웃던 그가 회고록을 낸 사실은, 이제쯤 한국 정보통신의 산 역사를 확실히 해 두자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IT 역사적 실체를 잔잔하면서도 정확한 사실을 주장한 회고록이란 점에 아주 맛 갈 나는 작품이라 하겠다.

기록 속에 아무렇게나 묻혀있던 지난날의 사실적 진실을 수채화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반발(?)로 구석구석 파고들은 예리한 터치가 회고록이 주는 절대 미각이다.

대부분 회고록이 자신의 공적 및 미담만 늘어놓는 게 전례였다면, 양 전장관의 글품은 잘한 것 못한 것, 옳고 그름의 진단을 자신이던 누구 든 간에 정확하게 끄집어냈다는 점은 그다운 성품에서 오는 작품이라 하겠다.

서울대학 전기공학도가 미국 버지니아 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Virginia Polytechnic Institute)로 유학길에 올라 석 박사학위를 취득 후 벨연구소를 거쳐 전자통신진흥사장, 전자통신연구원장, 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총장, 정보통신부장관, 동명대학교총장을 역임하기까지 당신의 정보통신 인생을 물 흐르듯이 담담하게 서술했다.

IT박사로서 한평생의 삶과 후회, 전 부인의 병마와 죽음, 그리고 재혼의 현재까지 그가 정작 말하고 싶은 개인적인 부분은 가슴속에 묻어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 삶보다는 한 평생 IT분야의 기술혁명 속에 살아온 그가 애지중지 하던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만큼은 죽기 전에 세계적인 연구원으로 키워야 한다는 정신적 무장은, 일흔 살 노인네가 아닌 젊은 시절 패기에 찬 옛 모습 그대로가 고스란히 작품 속에 녹아 있다.

맥주잔에 양주잔을 자유자재로 떨어뜨리는 폭탄주 제조기술자(?)로, 술 먹는 만큼 진한 육담패설(?) 조크는 과히 진수성찬인 그가 회고록에서 이 부분만큼은 왜 조용하게 지나쳤는지 의문이다.

아마도 젊은 부인에게 늘 늦게 들어갔던 지난날의 과거(?)가 이 회고록에서 걸릴까봐, 조용히 묻어둔 게 아닌가 싶다.

노래 한 자락에 지긋하게 눈 감는 모습은 뭇 여성들이 사족(?)을 못 쓸 정도로 매력적인 남자인데, 회고록에 한 컷의 사진도 담아두지 못한 게 끝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7년 후 팔순 때에는 “육담패설(조크) 회고록”을 집필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정보통신 보다 더 맛있는(?)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분명한 베스트셀러다.

■ 윤동승 주필 이력
-전 전자신문/뉴미디어 데스크
-전 일간공업신문 부국장
-전 전파신문 편집국장
-전 일간정보(IT Daily) 편집국장
-전 텔슨정보통신 상임고문
-전 인프라넷 부회장
-전 중국과학원 자동화연구소 고문
-전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 국가경제 고문
-전 중국 허베이성 경제수석(경제특보)
-현 Users Press 주필
-현 (주)파워콜 회장
-현 ETRI 초빙연구원
-현 (사)한국방송통신이용자보호원 수석부회장
-현 중 다롄시 ‘IT산업촉진발전공작위원회’ 부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