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제정하지 않은 이유는 이념논쟁의 우려 때문이라는 배경이다.

보수와 진보 진영간의 이념논쟁이 가열될 것이라는 정부의 답변에, 새누리당 정진섭 원내대표도 ‘재고’를 요청했다는 것은 그 만큼 사안이 중요하다고 느껴서다.

가뜩이나 여소야대의 집권여당의 어려움을 인식한 정 대표는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인한 파장이 정치권의 새로운 분쟁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캐스팅보트를 주고 있는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박근혜대통령에게 직접 건의 한 ‘첫 협치’라는 점에서의 정부 의 제동은 향후 벌어질 국회 의정활동에 일파만파 후 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면담이후 호남권을 향한 일종의 선물(?)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인정받으려는 했는데, 보기 좋게 거절당한 것은 개인적으로도 치욕을 당했다고 생각할 게 확연하다.

차후 노래 한곡으로 벌어질 여소야대의 전쟁반발은 어떤 형태로든 되돌려 줄 것으로 보여, 이번 사안을 너무 쉽게 결정한 보훈처, 아니 청와대의 결정이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박대통령이 보훈처에게 떠 넘겼다면, 청와대는 조금 시간을 끌면서 해답을 찾아야 했는데 집권여당 원내대표까지도 ‘재고’를 요청한 상황인지라 청와대의 ‘해답 찾기’는 어려운 상황에 몰려있다고 본다.

그대로 강행하자니 야당공세에 잃을 게 많을 것 같고, 다시 재고하자니 청와대나 보훈처 “하는 일이 한심하다”는 국민여론에 돌팔매를 맞을 것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통령은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정부는 못하겠다면 하면 레임덕이 정부부처부터 온 것인지 미묘한 수학문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