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어제(26일)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국회의장과 기재부장관을 상대로 제출한 '국회선진화법의 제정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가리는 권한 쟁의 심판'에 대해 각하했다.

헌재는 국민의 민의를 담고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일반적인 다수결의 원칙의 적용여부도 '국회의 자율영역'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다수결보다는 여야간의 합의가 중요하고 여야간에 합의한 원칙이 있다면 이에 기반한 의회의 결정이나 법안은 위헌심판 대상에도 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국회선진화법에서 규정한 여야 합의없이 처리가능한 요건인 3/5(180석)이라는 기준과 골격은 크게 바뀌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

여야가 대립속에서도 합의를 찾지 못했을 때이다. 그리고 우리 정치는 그동안 너무도 타협에 인색했다.

보지 않았던가. 현재 여야간의 현안에 대한 생각은 극과 극로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부는 여야간에 합의가 이뤄져도 청와대 관여로 뒤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국회선진화법은 다수당의 일방적 '날치기통과'를 막는데는 성공했지만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한발짝도 진전하지 못하는 한계도 노정했다.

이런 한계가 20대라고 해서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제1당이 바뀌면서 여소야대로 조변석개(朝變夕改)한 의석상황이지만 여건 야건 아무리 합쳐도 180석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여전히 여야간의 합의없는 법안통과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의 국회법이라면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마음먹으면 어떤 법안도 통과시키지 않을 수 있는 무기를 모두 쥐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국회선진화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수당의 날치기를 막으면서도 법안의 통과를 지금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의 묘안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