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이 적법한지를 다투는 재판이 3일 시작되면서 이동통신 1위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1위 사업자의 합병에 대한 방향이 갈피를 잡을수 없게 됐다.

CJ헬로비전은 첫 재판 직전 대형 로펌인 광장을 선임해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3월 KT 직원 윤모씨와 LG유플러스 직원 김모씨가 민사소송을 제기 한 것에 대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1부(박광우 부장판사)는 각각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윤씨와 김씨는 SK브로드밴드 주식 가치를 의도적으로 높게, CJ헬로비전 주식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 합병 비율을 현저히 불공정하게 산정한 주주총회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두 사람은 SK텔레콤이 정부 승인 없이 사실상 의결권을 행사했고, 합병 이행 행위까지 나아간 것을 포함, 주주총회가 방송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으나 SK텔레콤은 이같은 주장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일축한 바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번 소송을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됐다는 최근 법원 판단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있어 법리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소송이라며 결과에 대한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최근 방송통신업계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방송법 일부 개정법률안(통합방송법)’을 입법 예고함에 따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통합방송법은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위성·인터넷TV(IPTV)를 통합한 규제를 만들기 위한 법으로 현행 IPTV법을 폐지하고 방송법을 통합방송법으로 대체하는 형식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통합방송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원점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사는 현재 방송법은 위성방송사업자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사업자의 SO 사업자 소유겸영 규제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며 해당 법안이 IPTV법과 통합되면 유료방송사업자이면서 전국사업자인 IPTV 사업자가 SO지분을 일정 수준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이 LG유플러스와 CJ헬로비전가 합병하는 경우처럼 1위 사업자 끼리가 아니라면 이러한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사업자와 이용자들이 서로 이익이 되도록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늘 시장논리에 따라 업무들이 이루어 지길 원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 시장의 논리가 서민보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