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동남권 신공항을 기존 김해공항 확장으로 나선 배경에는 세 가지 속내가 있다.

첫째는 영남지역 내 부산과 대구, 즉 PK와 TK의 고질적인 지역갈등을 우려해서다.

둘째가 특정지역의 신공항 건설은 인천공항에 이은 제2공항이란 점에서 여타 지역공항의 적자노선으로 잇따라 폐쇄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이 모든 예산이 국민 혈세인데, 마치 특정 영남지역에게만 특혜를 주는 정부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결국 ‘득보다 실’이 많은 국가사업이다.

만에 하나 야당 및 타 지역의 반감이 작용, 후폭풍이 몰아닥친다면 박근혜정부는 1년 남짓 남은 국정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김해공항 증축으로 신공항 추진이 급선회한 배경에는 ‘정치적 경제적 국민적 반응’ 세 박자를 미리 쳐다 본 청와대의 안전점검(?)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야권도 대부분 이번 김해공항 증축을 반기는 이유는 하나다.

신공항 설립은 자칫 충청권 등 일부 지역의 반발로 야당의 저지가 신통치 않다는 지적을 당할 수 있었던 위기였다고도 분석되는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 여야 모두 김해공항 중축은 모처럼 청와대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했다는 표정이다.

김해공항 증축을 둘러싼 일부 정치권과 특정지역의 반론이 예상되고 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의 명분을 앞세운다면 김해공항 확장에 더 이상 토를 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즉 신공항을 둘러싼 마찰은 자칫 정치적인 이해득실에 연연한다는 국민적 저항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백해무익(百害無益)이다.

청와대가 발 빠르게 보여준 신공항 대처방안 발표는 실로 오랜만에 시원한 정책결정이란 점에서, 야권의 칭찬을 받을만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