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많고 탈도 많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이 기존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으로 결정됐다.

이로인해 밀양을 신공항 후보지로 기대했던 대구경북 주민과 가덕도를 기대했던 부산경남 주민들이 모두 소위 '맨붕'에 빠진 모양새다.

영남지역의 신공항은 앞으로 10년후가 아니라 당장 지금부터라도 필요한 상황이라고는게 일반론이다.

올해 초 하루 17만명의 여행객이 몰리면서 인천국제공항이 거의 마비되는 일도 발생했다.

부산지역의 신공항은 남도쪽의 여행객을 분산시켜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남도권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게 공통된 견해였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정치인들의 '공약남발병' 이라는 고질적인 병증(?)이 결합되면서 시작됐다.

영남지역 신공항 건설이 대선과 총선 과정을 거치면서서 밀양 VS 가덕도로,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대결양상을 띠며 정치인과 주민들의 혈투의 장이 되고 만 것이다.

상황에 따라 조용하고 내밀하게 또 객관적이고 타당하게 진행돼야할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이 해당 지역 정치인들의 입속에서 춤을 췄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내노라는 정치인들의 서슬퍼런 압력에 시달리게 되면서 누구하나 입바른 소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타당성 조사와 결정을 프랑스 업체에 맡긴 것 자체가 넌센스고 고육지책(苦肉之策)이다. 머리아픈 결론은 해외에 맡기는 책임회피다.

급기야 각본을 짠 듯 억지스럽게 '김해공항의 확장'으로 결론이 났다. 그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김해공항의 확장이 아니라 '밀양'이나 '가덕도'한 곳으로 결정됐다면 지역간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날만큼 극한 대립을 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밀양'이나 '가덕도'가 아닌 다른 곳을 찾게 됐고 '김해공항 확장'카드로 선회했다. 11년전에 고민했던 해법으로 삼수갑산(三水甲山)을 돌아온 것이다.

이렇듯 '밀양'도, '가덕도'도 모두 안되게 만든 이들은 바로 TK와 PK지역의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이를 부추긴 '지역 언론인'임을 그들 스스로는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