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종로구 창신·숭의동의 버려진 채석장에 종합음악당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동남아 순방 중인 박 시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밤 기자들을 만나 "창신·숭의 지역에 채석장이 있는데, 완전히 버려진 공간으로 돼 있다. 이 자리엔 쓰레기 적환장도 있고 경찰기동대도 있다"며 "야외음악당도 만들고, 종합음악당 등 음악 관련 시설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종로구 창신동 23-315 일대 옛 채석장 절개지 1만 9천㎡를 공원과 전망대 등이 있는 명소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창신동 경찰기동대 주변에 있는 높이 40ｍ의 돌산이 깎인 면 일대가 그 대상이다.

창신동 채석장은 일제강점기 운영됐으며, 지금은 절개지가 4곳 남아있다. 이 곳에서 나오는 화강암의 질이 좋았고, 위치가 동대문 바로 밖이라 실어 나르기도 편리했다.

해방 이후 채석장 사용은 중단됐고, 1960년 무렵 사람들이 들어와 마을을 꾸렸다.

시는 이곳 경찰기동대와 서초구 소방학교 부지 교환을 추진하고 있다. 은평구에 소방행정타운이 조성돼 소방학교가 자리를 옮기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서초구가 반대해서 설득 중"이라며 "세계적인 건축가 공모과정을 거칠 것이다. 채석장 뒤는 절벽이라 그 자연 자체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기자들을 만나기에 앞서 태국 방콕의 명소인 '아시아티크' 야시장을 둘러봤다.

아시아티크 야시장은 19∼20세기 번창했던 방콕 강변 항구의 창고 터에 조성한 것으로, 옛 시장 분위기를 재현했다. 이곳에는 1천500개의 작은 가게가 입주해 도시 개발로 보기 어려워진 전통문화 콘텐츠까지 함께 선보여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특별한 즐길 거리를 주고자 여의도한강공원을 비롯해 시내 4곳에 '밤도깨비 야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장소에 따라 3∼10월 금요일과 토요일에 장이 선다.

박 시장은 "서울 야시장에 들어선 푸드트럭은 특색이 있다.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문화적 상징"이라며 "푸드트럭을 하는 청년들도 가게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문화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시는 여의도에 통합선착장을 만든 뒤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이어지는 데크를 깔아 홍대 당인리∼용산 4구역∼밤섬∼여의도로 이어지는 고리형 관광 지역을 추진하고 있다.

박 시장은 "용산에 국립중앙박물관까지 이어지는 큰 광장을 만들어 국가적 이벤트가 가능한 공간으로 할 것"이라며 "동부이촌동 앞은 지금은 시멘트로 돼 있지만, 옛날 모래사장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연 호안으로 복원할 것이다. 시민들이 물을 만지고 놀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자연성을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9일 태국 일정을 마치고 싱가포르로 건너가 현지 정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 관광·투자의 밤'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