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법인세도 성역 아냐…가계소득 증대 위한 세제개편 추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8일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공약가계부를 파기하는 것이자 공약이 공염불에 불과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정부는 이날 내국세 11개와 관세 2개 등 총 13개 세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세법개정안은 오는 29일부터 20일간 입법예고를 거쳐 8월 말 국무회의에 상정된 뒤 9월 2일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그러나 야권이 세법개정안을 한목소리로 혹평하면서 9월 정기국회의 법안 심사과정은 순탄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조세부담률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며 "조세 수입을 확보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야 하는데 정부 세법개정안은 국채발행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책위는 보도자료에서도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증세없는 복지'를 약속했으나 담뱃세 인상 등 서민증세만 단행했다"며 "반면 재벌 대기업 밀어주기 세제와 부자 감세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는 특히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관련해 기업소득에 대한 임금증가분의 가중치를 50%를 부여한 것,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 것, 연구개발(R&D) 관련 세액 공제가 96% 이상 대기업에만 집중된 것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변 정책위의장은 "외환위기 후 심화된 양극화 현상을 방치하는 건 경제성장을 포기하겠단 것과 같다"며 "양극화와 청년실업,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한 고민부터 가정용 전기 누진세 축소·폐지 등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내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세법 심사 원칙으로는 조세부담률 상향, 고소득 계층과 법인의 우선 부담 원칙,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세제 부담 경감 등 3가지를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별도의 입장 자료를 내고 정부 세법개정안은 공약가계부 파기, 재정건전성 악화, 세목간 불균형, 성장과 분배에 대한 고민 부재 등 문제점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보도자료에서 "박근혜정부는 2013년 공약가계부를 통해 집권 5년간 50조 7천억원의 세입을 확충하겠다고 했지만 매년 세법개정안은 1조원 내외의 세입확충 계획만 반영해 공약준수 의지가 전혀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국가채무가 2001년 121조원에서 올해 638조원으로 급증한 점, 개별소비세는 담뱃세 인상 등을 통해 급증했지만 법인세·부가가치세는 감소한 점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조세부담 여력이 커진 법인세 역시 성역이 돼선 안 된다"며 "특히 대기업 이익이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임금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세제혜택을 받게 하는 방향으로 가계소득 증대 세제의 전면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세법 심사 방향에 대해선 "복지와 재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격차해소에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