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추가 당직인선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8·9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가 들어선 지 한 달이 됐지만 핵심 당직에 대한 개편은 여전히 미뤄둔 상태다.

추가 인선이 예상되는 자리 중 지명직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원장, 당무감사위원장은 '빅 3'로 통한다. 여의도연구원장은 김무성 전 대표 때인 지난해 6월 임명돼 교체가 유력하다.

지난 5일 나경원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과거 제1∼3부총장 격인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 홍보본부장에 각각 박맹우, 박덕흠, 오신환 의원을 각각 임명했지만 이들 세 자리는 후임을 지명하지 않았다.

8일 당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로서 의결권을 갖고, 당무감사위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조직 전반을 정비하는 자리기 때문에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전직 국무총리나 감사원장 출신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직후 혁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황식 전 총리는 국무총리와 감사원장을 모두 지냈다. 현 정부 초대 총리인 정홍원 전 총리, 이명박 정부와 현 정부에 걸쳐 감사원장을 지낸 양건 전 감사원장 등을 후보로 거론하는 의견이 있다.

직전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안대희 전 대법관을 임명했었다.

이번에 신설된 당무감사위원장은 당헌·당규상 외부 인사를 임명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자리는 당협위원장이 공석이거나 있더라도 활동이 미진할 경우 교체할 수 있는 결정적 권한을 갖고 있어 '당내 감사원장'으로 통한다.

여의도 연구원장 역시 지역별로 과거 총선, 대선 등 주요 선거의 당별·연령별 득표율 등을 분석함으로써 대선 전략을 짜고 지역별 조직 장악력을 평가하는 주요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이 대표는 내주 추석 연휴가 끝나면 인선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최고위 회의는 현재 정원 9명 중 8명이 채워져 당무 의결에 아직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 당장 임명을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조직 정비 역시 내년 초반 본격적으로 시작할 방침이어서 당무감사위원회 구성에 여유가 있다.

이밖에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당직 개편에서 부원장으로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인 정종섭 의원을 임명했기 때문에 당분간 부원장 체제로 국회와 정당을 포함한 정치 개혁 전반에 대한 연구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핵심 당직에 대한 인선이 지연되자 계파간 갈등을 우려해 일단 청와대, 비박(비박근혜)계와 의견을 교환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앞선 당직 개편에서도 대선 경선을 관리할 수도 있는 요직에 친박계를 앉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