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생일이신데 이렇게…"
새누리당 최고위원단이 30일 닷새째 국회 집무실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정현 대표를 찾았다. 다음달 1일(음력 9월 1일) 생일을 맞는 이 대표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정세균 사퇴 관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조원진 최고위원 및 이장우·강석호·최연혜·유창수 최고위원 등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원내대표단 연석회의를 마친 뒤 함께 대표 집무실로 이동,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체력 저하로 빛에 민감해진 이 대표를 위해 내내 불을 꺼뒀던 단식 농성장에 모처럼 불이 켜졌고, 최고위원들은 매트리스 위에 누워있던 이 대표 곁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이들이 "그래도 대표님의 생일이니 축하를 드리자"며 한쪽 주먹을 꽉 쥐고 '대표님 화이팅!'을 다 함께 외치자 이 대표는 부끄러운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이내 희미한 미소로 고마움을 표했다.

최고위원들은 5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물어본 뒤 농성장을 빠져나왔고, 대표 집무실의 불은 다시 꺼졌다.

앞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이 대표의 농성장을 찾아 '건강이 염려되니 단식 중단을 요청한다'는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 위원장은 이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정세균 국회의장이 입장 변화를 가져와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 대표의 저런 (건강) 상황으로 봐서는 못 볼 상황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단식에서 가장 힘든 타이밍이 왔는데 본인 의지가 워낙 강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