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가 중반에 접어든 6일 야권의 대여(對與) 공세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국감장 안팎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백남기 특검'이라는 굵직한 두 사안을 중심으로 집중 공략에 나섰다.

다만 양당 간 미묘한 기류 차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더민주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에 대해선 국감장에서 철저하게 따지되 민생형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특검까지 거론하는 등 미르 공세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민생 국감을 외치며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을 맹비난한 더민주로선 국감 정상화에도 '미르 블랙홀' 상황이 지속하는 데 대한 고민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에 최악의 태풍 피해까지 겹친 상황에서 국민 체감도가 낮은 정치 이슈에만 매몰돼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더민주의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 공개발언에서는 미르재단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우 원내대표는 늑장 공시로 개미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끼친 한미약품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왼쪽)와 윤호중 정책위의장.

윤호중 정책위의장도 서민과 직결된 문제인 폭락한 쌀값 문제 대책과 전기료 폭탄 문제를 거론하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데 집중했다.

우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르라는 권력형 비리 축과 민생 국감이라는 두 축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르재단에 대한 비판의 칼날이 무뎌진 것은 아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르재단이 'K타워 프로젝트'에 공모절차 없이 선정된 사실을 적시하며 "청와대 산업비서관실에서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건 자명하다"며 "청와대는 의혹에 사실 그대로 밝히고, 이한선 미르재단 이사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누구 권유로 어떤 제안을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은 트위터에 "어버이연합에 이어 미르·K스포츠재단까지 전경련의 정경유착이 드러나고 있다"며 "법인세 인상은 반대하면서 준조세는 기꺼이 바치는 이런 이익단체는 국민에게 도움이 안 된다. 스스로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

야 3당이 공동 발의한 '백남기 특검'의 당위성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KBS라디오에 출연, "수사 대상자가 한정되고 수사 목적이 정해져 있으면 굳이 상임위를 거치지 않아도 본회의에 부의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회 안행위 소속 더민주, 국민의당 의원들은 공동 성명에서 "경찰이 백남기 선생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시간대의 상황속보를 은폐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그 시간대 속보만 없다고 하는데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연계해 전경련 해체에 목소리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기업이 권력과 결탁해 특혜를 받았고, 재벌형성과정에서 노동자를 착취한 것을 국민은 기억한다"며 "도둑이 절에 있는 종을 훔치러 갔다 종소리가 들리니 솜으로 귀를 막았다는데, 자기가 안 들리면 남도 안 들리는 것으로 착각하는 게 전경련"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정경유착의 고리로서,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인 윤영일·정동영·주승용·최경환 의원은 공동성명을 내고 "K타워 사업에서 미르재단을 배제하고 새 기관을 공모로 선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가 미흡하면 특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도 "특검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호응했다.

이에 더민주는 시기상조라며 '미르 특검' 주장에 거리를 뒀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아직 그런 차원의 얘기가 안나왔다"며 "검찰 수사도 좀 더 지켜보고, 아직 더 파헤쳐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더민주 원내 핵심 인사는 "백남기 농민 특검을 추진하는 마당에 특검 공화국 소리를 들을 우려가 있다"며 "여러 개 추진했다가 하나도 안 되면 야당으로선 부담이다.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