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6일 전국 광역시 교육청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의혹의 중심인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격돌하면서 정작 감사는 뒤로 밀려나고 정쟁과 파행만 거듭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위원들은 오는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종합감사 관련 증인채택 시한인 이날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와 차은택 감독을 비롯해 미르·K스포츠재단 관계자, 삼성·LG 등 대기업 대표와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 등 모두 18명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유은혜 의원은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국감 시작 전부터 제기된 심각한 문제들의 구체적 맥락이 드러나고 있다"라며 "여당이 합의해주면 될 것을 이렇게 거부하고 반대할 이유를 모르겠다. 권력형 비리 의혹을 옹호하거나 감추기 위한 거라고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국회 교문위 국감에서 일반증인 채택 갈등으로 파행이 거듭됐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면서 결사반대,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신청을 통해 증인채택 시도를 모두 무력화했다. 안건조정위는 넘겨받은 안건을 최장 90일 동안 심의할 수 있으므로 이번 국감에서 증인채택은 물 건너간 셈이다.

새누리당 곽상도 의원은 "야당이 신청한 증인들은 국가기관이 아니다"라며 "사인(私人)들이 하는 행동은 국회가 아니라 바깥 영역에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은 이런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고성과 반말이 오가고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는 등 말 그대로 파행의 전형을 보였다.

오전 감사 도중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위원장이 일반증인 출석 요구의 건 상정을 위해 감사를 중지하고 교문위 전체회의를 개회하자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이 위원장석으로 나와 항의를 하고 새누리당 위원들이 집단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 간 고성과 반말이 오가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오후 들어선 새누리당이 야당의 증인채택 신청을 막고자 안건조정위 구성 요구서를 냈는데, 여기에 이정현 강길부 등 국감장에 없는 위원들이 서명한 것을 두고 유 위원장이 관련 규정 확인을 지시하자 여당 의원들은 이를 '시간 끌기'로 규정하고 소리를 치면서 격렬히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감에서 야권 출신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을 겨냥해 출판기념회 논란과 측근 비리 등 사안을 물고 늘어질 작정이었는데, 야당 측이 고의로 시간을 지연해 이를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결국, 여야는 안건조정위 회부와 관련한 대체토론까지 진행한 다음 본격적인 감사는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진행할 수 있었다.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8명의 시 교육감은 온종일 우두커니 앉아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태풍 '차바'로 각급 학교가 큰 피해를 본 부산과 울산시 교육감은 빨리 돌려보내야 한다는 의견도 여야 충돌 속에 묻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