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진입의 바로미터가 국민소득 3만달러라고 한다.

국민소득 1백달러 시대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도약한 한국은 80년대 1만달러, 90년대 2만달러 국민소득을 넘었다.

그런데 빨리 올 것 같던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는 이후 20여년이나 지체됐다. 그래도 오는 2018년엔 무난히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리란 게 재계의 예측이다.

현재 인구 5000만명 이상인 나라 가운데 우리보다 1인당 GDP가 많은 국가를 꼽아보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6개국 정도다.

우리나라는 현재도 선진국인 전통적인 경제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세계 7위에 올라있다.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국민소득 3만달러에 조금 못미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잘사는 나라'이며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주한미군 방위비분담율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런 '잘사는 나라 한국'이란 국제적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50년대 6.25전쟁과 보릿고개시절을 거치면서 혼연일체된 모습으로 지금까지 경제성장을 위해 달려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그 안에서 잘사는 국민으로 살아보고자 했던 국민적 열망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제 '잘 사는 나라'가 된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가 '잘 사는 국민'으로 살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그 답은 쉬 긍정하기 어려울듯 하다.

오히려 '잘 사는 나라에 잘 못사는 국민'이라는 게 정답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지난 50년간 기업의 성장은 잘사는 나라를 만든 주인공이지만 그 성장이 일부 대기업에 집중됐다.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도태됐고 그 중소기업에 다니는 90%이상의 근로자인 대다수 국민은 상대적으로 잘못사는 국민으로 전락된 것이다.

이제 우리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의 패러다임은 '잘 사는 국민'에 포커스를 맞추고 전면적 개편이 필요한 때이다.

일례로 법인세 문제도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80~90년대 고도성장기에도 법인세 최고구간이 30%였다. 2000년대 들어 지금까지 이를 22%로 낮추면서 대기업의 세금은 낮추고 국민 개인의 세금은 늘리는 정책을 편 것도 '잘 사는 나라, 잘 못 사는 국민'을 만든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됐다.

이제 '잘 사는 나라에 잘 사는 국민'이 될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이 구축위해 국가적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

'잘사는 국민'을 위한 장치마련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국회는 국가의 성장이 국민들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법적, 제도적 정비와 조치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