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에 칩거하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오늘 정계복귀 선언을 한다.

정계은퇴 후 끊임없이 여의도를 기웃거리던 그 이었기에 정치복귀가 새삼스럽지가 않다.

2014년 7월30일 경기 수원 병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 정계은퇴를 선언한지 2년2개월여만이다.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 시기가 참으로 정치적(?)이라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북한 인권결의 기권결정'과 관련 코너로 몰리자 그 틈새를 비집고 나선 것이다.

결국 그는 제1 야당의 대권주자 문재인 대표가 정치적 위기를 맞는 시기를 기다렸다가 정계복귀에 나선 모양새다.  이는 자칫 손 전고문이 아직도 구태의 정치적 습성을 버리지 못했다는 의혹을 살 수  있다.

정당정치의 수혜자였던 손 전 고문이 예전 야당동지가 곤경에 빠진 시점을 취해서 정계복귀를 선언한다는 것 자체가 '매너가 없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손 전 고문이 정계를 나오려면 이미 나왔었거나 아니면 더 미뤄야 하는 게 수순이었다.

지난 봄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콜(call)에 손 전 고문이 응했어야 했다. 왜냐면 이제는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 독주를 제동하는 세력의 힘이 커져 손 전 고문이 발붙일 곳이 만만찮다.

지금 시기는 왜 나쁜 것일까?

문재인 전 대표가 ‘북한 인권결의’문제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시기에 손 전 고문이 정계복귀하면 국민들 대다수가 그의 얄팍한 정치행보에 비난을 쏟아 부을 게 염려스럽다는 것이다.

차라리 진득하게 기다리다 내년 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정치판 입성을 보고 수를 두었다면, 훨씬 운신의 폭이 넓었을 것이란 점이다.

눈에 보이는 꼼수(?)를 두는 모습이 예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면, 손 전 고문이 국민들 앞에서 마냥 재롱을 피운다고 표심이 달궈지겠는가 하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시쳇말로 ‘죽어도 고’라는 말을 자주 쓴다. 이것저것 아닌 한 우물 파는 우직한 것이 얄팍한 수를 두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낙선 후 쪽팔려서 은퇴했다가, 2년 쯤 뒤에 다시 정치판에 얼굴 내밀던 이들이 어디 한 둘 이였던가.

정치는 낙선했다가 붙고, 또 떨어졌다가 붙는 한 겨울의 명태를 말리는 것처럼, 무던한 인내의 우직함 속에서 달콤한 맛을 내는 게 아닌가 싶다.

문재인도 문제지만 손학규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