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북핵실험·中어선 등 대책 예산 보강…분야별 당정협의 개최

새누리당은 23일 더불어민주당의 '최순실 게이트' 예산 전액삭감 방침과 관련, "정치 쟁점과 예산 심사를 연계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이날 간담회를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예산 등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창조경제사업 등 '박근혜 대통령표' 예산도 대폭 칼질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하자 강력한 견제에 나선 것이다.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예산과 관련되지 않은 정치쟁점 사항으로 여야 합의가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야당에 적극 협조를 구한다"면서 "특정 현안을 요구하며 조건부 합의를 시도한다면 이는 국민이 낸 세금을 갖고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불필요한 곳의 예산은 줄이되, 민생과 관련한 시급한 예산은 늘려나가도록 할 것"이라며 "신속하고 정확한 현미경 심사를 통해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야당의 최순실·차은택 의혹 관련 예산삭감 방침에 대해 "야당이 이들 두 사람이 했던 사업에 동조했던 단체들의 예산을 다 깎겠다는 것은 나라를 살리기 위한 예산 심사가 아니라 정쟁"이라며 "예산을 정쟁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크게 민생·안보 측면에서 정부가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한 이후 발생한 예산 환경의 변화를 심의 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정책위가 보강을 검토 중인 예산 항목은 ▲ 지진관련 안전대책 ▲ 북한 핵실험 대책 ▲ 중국어선 불법어로 단속·감독 ▲ 풍년에 따른 쌀값 안정화 ▲ 청년일자리 대책 등이다.

당 정책위는 이들 항목을 중심으로 오는 25일부터 본격화되는 예산심사 기간에 각 분야별 예산 조율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차례로 열어갈 예정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간사인 이현재 의원도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온 4대 개혁과 기업 구조조정을 뒷받침할 예산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서민과 민생을 위하고 신성장 동력을 개발할 수 있는 예산안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야당이 거듭 추진 의사를 밝힌 법인세 인상안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난색을 보였다.

이현재 의원은 "야당도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인식하면서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는데 그럴 경우 경기가 더욱 위축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각종 감면혜택 조항을 검토해 실효세율을 높이는 노력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당은 24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예산 심의과정에서 여야 간 최대 쟁점 중 하나인 법인세 문제에 대해 당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