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오늘 오전 국회 방문은 10여 분만에 종료됐다.

국회 로비에서부터 야당의원들이 퇴진 피켓을 들고 소리치자 분위기가 무겁게 흘렀지만, 박대통령과 국회의장 회동은 짧게나마 성사됐다.

10여분 동안의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나눈 얘기의 초점은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지명 배경과 야당이 반대할 경우 임명을 철회하겠다는 뜻이 전달된 셈이다.

결국 국회가 총리를 추천하면 임명하겠다는 박대통령의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거국내각으로 박대통령은 제2선으로 물러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박대통령의 국회방문의 속 배경은 비선실세 최순실씨 사태로 빚어진 국정농단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련의 야당과의 협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야당이 주장하는 총리임명과 박대통령의 2선 후퇴로 ‘탄핵과 하야’ 운동은 여기서 멈춰달라는 요구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현재까지 박대통령과의 협상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여야 3당의 대화채널에 물꼬를 트는 역할에 대통령 자신이 나선 게 새롭다.

대통령이 소통에 나섰다는 게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야3당의 모습은 각기 달라 향후 야당은 야당대로, 여야는 여야대로 미묘한 셈법 정치적해석의 차이로 또 다른 갈등이 우려된다.

야당입장에서는 박대통령의 탄핵 및 하야운동에 적극 나서는 한편 거국내각을 구성, 일단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그래야만 차기 대선에서 집권당 새누리의 몰락으로 야당 출신 대통령을 선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이런 점에 박대통령을 향한 탄핵 및 하야 요구는 끈질기게 몰아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야당도 박대통령의 탄핵에 강하게 압박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자칫 최순실씨 사태로 더 이상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는 게 야당 때문이라는 시각이 비쳐지면 그야말로 역풍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여당이 느끼는 안도(?)다. 서로 수가 보일 때 타협하는 게 현명하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무는 법이다.

이런 보이지 않는 속내까지 계산된 박대통령의 국회방문을 여야가 소통으로 해결할지, 아니면 끝장을 볼지는 국민들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