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콘텐츠 강화에 나서면서 게임을 둘러싼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게임경쟁은 가열되고 있지만 접근법은 각자 중점을 두는 분야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게임을 가상재화의 하나로 보고 직접 게임 개발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기존 통신 기술을 접목하는 데 주력하는 곳, 플랫폼으로의 역할에 치중하는 곳 등 각기 독특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KT "게임=가상재화"…직접 만든다 = KT는 게임을 이석채 회장이 강조하는 '가상재화'의 대표적인 예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줄곧 "KT도 아이폰 도입 이후 3년간 무선 네트워크에 4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수익은 정체됐다"며 "광대역 시대에는 통신의 비중과 가치가 작아지기 때문에 통신사들이 직접 가상재화의 제작자가 돼야 한다"며 변화를 주창하고 있다.

단순히 통신 서비스만 제공하게 되면 게임이나 모바일 메신저 업계의 번창만 도와줄 뿐 정작 통신업체로서 KT의 생존은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KT는 사내 가상재화 부문이 게임 관련 사업을 총괄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기 무협 만화 '열혈강호'의 모바일 게임 개발 독점권을 얻어 직접 게임 개발에도 나섰다.

아프리카TV(옛 나우콤)를 중심으로 한 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엠게임·모비클 등 7개 개발사에 모두 7종의 게임을 개발토록 했다.

국내 게임의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중국의 게임 유통업체인 아이드림스카이와 협약을 맺고 국내 게임을 범중국권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 장터에 소개하는 일도 시작했다.

KT 관계자는 "게임은 모바일 분야에서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영역으로, 가상재화 부문에서도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LGU+, 클라우드에 방점 = '국내 최초 롱텀에볼루션(LTE) 전국망 구축'을 내세우는 LG유플러스(U+)는 자사의 통신망과 게임이 융합했을 때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따로 게임을 내려받아 설치하지 않더라도 클릭·터치 한번으로 스마트폰·태블릿PC·IPTV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게임을 원격 서버에서 구동하므로 사용하고 있는 기기의 하드웨어 사양이 낮아도 통신망 속도만 충분하다면 게임을 이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LGU+는 지난해 7월부터 클라우드 게임 전용 오픈마켓인 'C게임즈'를 열어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일렉트로닉아츠(EA), 캡콤, 워너브라더스 등 해외 게임 개발사의 게임과 네오위즈게임즈의 '야구의 신', 엠게임의 '열혈강호2' 등 기존 게임도 클라우드 게임으로 재가공했다.

이달 중순에는 경기콘텐츠진흥원에 콘텐츠 개발비 10억원을 투자해 경기 소재 게임 개발사의 게임콘텐츠 개발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이 개발한 우수 게임을 C게임즈 등을 통해 공급하겠다는 발상이다.

◇ SK플래닛은 'T스토어' 플랫폼 강점 활용 =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은 스마트폰 앱 장터 플랫폼인 T스토어의 강점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T스토어는 최근 가입자 2천만명을 돌파하는 등 단일국가 내 앱 장터로는 최대 규모다. SK플래닛은 이 T스토어를 통해 세계적인 대작 게임을 소개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다.

게임로프트, 캡콤, 세가, 반다이남코, 그리 등 해외 업체들로부터 게임을 공급받아 T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일부 게임은 국내 시장 독점 계약을 맺어 T스토어에서만 판매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출시한 그리의 '로스트인스타즈'와 '만테카히어로', 캡콤의 '역전재판123HD' 등도 세계적으로 쟁쟁한 개발사들의 작품이다.

흥행 기대작인 영화 '아이언맨3'의 25일 국내 개봉에 맞춰 게임로프트가 개발한 똑같은 이름의 게임도 같은 날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게임 개발사들도 국내 진출을 모색할 때 가입자가 많은 T스토어를 우선 고려한다는 게 SK플래닛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여기에 LGU+와 비슷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게임을 클라우드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도 개발을 완료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통해서도 국내외 게임을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SK플래닛 쪽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