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황영상 군(14.가명)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게임으로 매주 친구들과 내기시합을 벌인다. \

얼마 전 휴일에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 게임만 하다가 부모에게 심한 꾸지람까지 들었다. 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방문을 걷어차고 책상 위 유리판도 탁상시계로 내리쳐 부숴버렸다.

황군처럼 `노모포비아(nomophobia)` 증상을 보이며 전문가 상담까지 받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25일부터 2주간 서울시내 모든 초4.중1.고1 학생(1304개교 30만239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실태를 조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설문은 스마트폰 사용시간 등 물리적 결과를 묻기보다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학교 공부에 방해가 되는지, 스마트폰을 못 쓰면 세상을 잃은 것 같은지 등 심리상태를 알아보는 15개 문항으로 실시됐다. `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는 응답에 각각 1~4점을 부여해 합계 점수(최대 60점)가 45점 이상이면 위험사용군(群), 42~44점이면 주의사용군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일단 인터넷 위험.주의사용군 등 과다사용자 비율은 3.07%로 지난해 3.32%보다 다소 줄었지만 올해 처음 실시한 스마트폰 사용실태 조사에서는 과다사용자 비율이 6.51%에 달했다. 위험사용군은 4858명(1.81%)이고 주의사용군은 1만2590명(4.69%)이나 됐다.

학년별로는 고등학생의 과다사용 비율이 8.86%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7.24%, 초등학생 0.91%였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독학생에겐 학교와 가정 내 문제가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서울시내 5개 권역별 인터넷중독예방치료(I WILL)센터 중 창동센터의 조민희 상담원은 "학교에서 교우관계가 좋지 않거나 가정에서 소외된 친구들이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학교 성적이 오르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이 스마트폰 게임 점수에 집착을 보여 여기서 반대급부성 성취감을 느낄 경우 중독 성향을 드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컴퓨터를 많이 사용해 목뼈가 휘는 거북목 증후군, 휴대폰 게임을 위해 손목은 고정시킨 채 손가락만 사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손목터널 증후군 등 신체적 통증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이에 I WILL센터와 서울시립 청소년미디어센터 등 전문기관은 현재 상담과 더불어 학생들을 위한 놀이.음악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조 상담원은 "악기 연주 등으로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가정 방문이나 가족 상담을 함께 실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