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에서 모바일 D램을 대량 구매에 나선다.

동종 업계 경쟁자 관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대량 거래를 성사시킨 사례는 업계  처음이다.

16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SK하이닉스에 모바일 D램 구매 의사를 올해 3월 타진, SK하이닉스가 수개월간 검토한 끝에 모바일 D램을 공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부품은 하반기 중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S4 미니에 주로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연간 모바일 D램 3억개(1Gb 기준) 구매를 보장해 달라고 요청, 이를  삼성 측이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구체적인 물량 인도 시기와 납품 가격 등을 놓고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세계 점유율 23%에 달하는 2위 하이닉스에 모바일 D램 공급을 요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

지금까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휴대폰에서 ’심장’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해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등 대부분 반도체 부품을 자사 반도체사업부에 의존해왔다.

여기에 SK하이닉스를 새로운 거래 업체로 추가하면, 부품 조달 다변화로 생산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리스크를 덜고 D램 부품 단가를 한층 안정화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

SK하이닉스도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로 올라선 삼성전자에 모바일 D램을 대량 공급하게 되는 한편 제품 우수성을 대외에 알리고, 알짜 거래처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

LG전자, 애플, 중국 휴대폰 업체 등 여러 곳에 모바일 D램을 공급해온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대량 거래를 하게 되면서 모바일 D램 생산량 확대를 서두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존 거래 업체에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모바일 D램은 최근 수년간 모바일기기 판매가 급격히 늘면서 공급 부족이 염려되는 부품 중 하나로,  메모리 업체들은 모바일 D램 생산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고 삼성전자가 가장 활발하게 대응해왔다.

삼성전자 전체 D램 생산량 중 모바일 D램 비중은 42%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