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협의없이 일방 통보"…의도·의제 협의위한 접촉 요구
"국정원개혁 주의제 돼야…회동 형식엔 구애받지 않을것"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6일께 국회를 방문, 러시아·베트남 순방 설명회 이후 여야 대표와 3자회동을 갖자는 청와대의 제안에 대해 수용 여부 표명을 유보했다.

12일 민주당은 청와대의 제안이 발표된 후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대책회의를 거쳐 "청와대의 오늘 제안에 대하여 정확한 의도와 논의될 의제 등을 추가로 확인한 후 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회동에 앞서 청와대의 제안 의도를 파악하고 의제를 협의하기 위해 사전에 접촉할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단독회담을 고집해왔던 민주당은 그러나 이날 '귀국설명회 후 3자회동 방식'에 대해서는 "형식에 크게 얽매이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융통성을 보였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정오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병헌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대통령과의 회담 형식과 일시를 통보했다"면서 "김기춘 실장이 통보한 내용과 그에 이은 청와대의 일방적인 발표는 대화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생략한 것으로, 제안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엄중한 현재의 정국을 여야 영수간의 진지한 회담을 통해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뜻과는 간극이 있는 태도"라고 김 대변인은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제안의 의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 "전화를 하거나 만나거나 해야 하지 않겠느냐. 자연스럽게 의논될 것"이라고 말해 회동전 의제 협의를 위한 사전 접촉을 제안했다.

김 대변인은 "국정원의 개혁 등을 통한 민주주의 회복 방안이 회담의 주의제가 돼야 함은 자명하다"면서 "국정원 개혁에 대해 어느 정도 의지가 있는지 청와대 의중을 파악해야 (회동 수용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은 당내 강경파를 의식해 국정원 개혁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약속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 또는 유감 표명에 대한 확약을 받고 회동에 응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의 구도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일종의 신경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청와대 제안에 대해 거부의사를 드러내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물밑접촉을 통해 의제 등에 대해 타진한 뒤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이르면 13일께 당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