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 문제로 인사검증 도마에 올랐다.

딸의 편입학에 아빠찬스(?)를 이용했다는 민주당의 거센 반응이다. 아들도 마찬가지로 논문 ‘짜집기’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윤 당선인측은 “국회 청문회 자리에서 판단해 달라”고 급한 불을 끄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여야의 반응은 미묘하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문재인 정권에서 청문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한 장관후보자들을 대통령 직권으로 임명을 강행한 게 한 둘이냐는 항변이다.

특히 과거 역대정부에 견줘 지나치게 장관후보자들이 야당의 갖은 의혹을 제기해 인사 거부해도 문대통령이 일방통행 임명을 한 것을 보면 ‘똥 묻은 개가 겨 묻는 개 나무라는’ 식이라는 지적이다.

이유야 어떻든 정 후보자에 대한 자녀 아빠찬스 의혹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란 점에서 윤 당선인측은 서둘러 국회 청문회에서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시간벌기에 나선 모양새다.

국가공무원 요직에 대한 인사 청문에서 부인과 자녀들이 도마에 오르자 의식이 있는 인재들은 한사코 입각에 고사를 하는 이유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게 없다’는 정치권의 잣대에 누가 입각의 대가로 부인과 자녀 측근들에게 망신살 뻗치게 하는데 동의하겠는가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도 자신의 권력욕심에 나서는 이들은 어떻게 봐야 할까. 답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그만인 것을 알아서다.

사실이 그렇게 해 온 것이 현 정부다. 그러니 새 정부도 그렇게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게 정치논리다.

“너네는 해도 되고 우리는 왜 안 되냐”고 똑 같이 행동하면 할 말이 없다. 이 것이 바로 여야 정치 현주소다. 결국 ‘내로남불’의 부메랑이다.

혹여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안 된다’고 또 다른 정치적 해석을 한다면, 정권을 잡은 측이 순순히 따르겠는가 말인가.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마냥 여야의 정치꾼들이 벌이는 치킨게임(?)에 이미 국민들은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한국사회가 ‘상식의 사회’가 안 되는 것이 바로 여야 정치권의 일그러진 행태에서 비롯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정호영 후보자나 누가 되던 간에 확실한 범죄사실이 아니면 대통령 임명 강행으로 끝난다는 것을 익히 알면서도 여야 모두가 ‘생 쇼’를 벌려가며 들먹이는 것부터가 우스꽝스러운 작태다.